[비즈 패트롤] 산은 회장 “한국GM에 4200억원 출자 안 할 수도”

입력 2018-10-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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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멀고 험난한 한국GM 정상화

“국가적으로 반대한다면” 전제조건
경제적 도움된다면 법인분리 찬성


이동걸(사진) 산업은행 회장이 “한국GM에 출자하기로 한 7억5000만달러(8400억원) 중 집행하지 않은 나머지 절반은 정책적 판단에 따라 출자하지 않을 수 있다”고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한국GM의 연구개발(R&D)법인분리 강행으로 ‘산은 패싱’ 논란이 일자 추가 지원 여부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2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한국GM이 향후 10년간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7억5000만 달러를 출자하는 정상화 방안을 GM과 합의했고, 6월에 절반을 집행했다. 나머지 3억7500만달러(4200억원)는 12월31일까지 출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국감 현장에서 “GM에 투입하기로 한 시설자금 중 남은 금액을 연말에 집행할 것이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추가집행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국가적으로 반대한다면 (집행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억7500만 달러를 집행하지 않으면 GM과 맺은 기본계약서 자체가 파기되고 그 이후에 GM은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다. 3억7500만달러를 실행하고 기본계약을 완결하게 만들어야 GM이 10년 동안 생산계획을 유지하고 설비투자를 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GM 본사의 한국 ‘먹튀설’을 두고 “먹튀라는 근거 없는 논쟁 때문에 실질적으로 생산적 논의가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GM 본사가 의도적으로 4조원의 손실을 보면서까지 먹튀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한국GM의 법인분리에 대해서도 ‘한국GM의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면’이라는 전제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법인분리가 철수의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는 “철수라고 단정하는 데 동의를 못 한다”고 반박했다.

한국GM은 1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생산 법인과 R&D 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국GM 노조는 GM 본사가 한국GM의 생산 부문을 사실상 철수하려는 ‘먹튀’의 사전 절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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