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①] 동백꽃 수놓은 길따라 성큼…이곳이 낙원일세

입력 2019-03-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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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꽃망울을 하나씩 터트리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동백군락지 장흥 천관산 동백생태숲. 장흥 묵촌마을 초입에 있는 동백림에서는 바닥에 붉은 점을 수놓은 동백꽃잎이 눈에 확들어온다. 3월 중순부터 4월 초에 만개하는 장흥 지역 동백은 봄에 꽃을 피운다고 ‘춘백’이라고도 부른다. 장흥|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봄꽃에 취해볼까…장흥 천관산 동백림

천관산 동백림 2만여그루 군락
봄에 피는 ‘춘백’…3, 4월 절정
장흥 삼합 등 지역 음식도 꿀맛


따스해진 햇살, 피부를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 “이제는 봄이네”라고 느끼게 하는 계절의 신호는 많다. 하지만 역시 봄소식을 알리는 제대로 된 전령은 향긋한 내음과 함께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각종 봄꽃이다. 그중에서도 붉은 자태를 자랑하는 동백과 고고한 품위와 은은한 향기의 매화는 초 봄의 설레임을 잘 표현하는 꽃들이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장흥 천관산 동백림과 수도권의 첫 매화 정원 용인 ‘하늘매화길’을 찾아갔다.

우리나라에는 동백 군락지가 남쪽을 중심으로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장흥 천관산(723m) 동백 숲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20만m²에 달하는 지역에 걸쳐 50∼200년 생 천연 동백 2만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동백꽃하면 대개 늦겨울 하얀 눈을 맞으며 빨갛게 꽃망울을 터트린 모습을 떠올린다. 동백(冬柏)이란 이름도 그런 모습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동백 중에는 봄에 피는 품종도 많다. 송창식의 노래 ‘선운사’에 등장하는 동백이나 이곳 천관산 동백림은 3월 중순부터 4월 초에 절정을 이룬다. 그래서 춘백(春柏)으로 불리기도 한다.

천관산 동백숲에서 나무에 달린 꽃만 마냥 바라보면 숲이 지닌 매력의 절반만 느끼는 것이다. 눈길을 발 아래로 돌리면 등산로에 가득 놓여있는 붉은 꽃송이들을 볼 수 있다. “바람불어 설운 날에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이라는 송창식의 노랫말처럼 먼저 만개한 뒤 하나, 둘 뚝뚝 떨어진 꽃들이 길을 점점이 수놓은 모습은 나무에 매달린 모습보다 더 처연하고 아름답다.

천관산에서 차로 20분 정도 달리면 만나는 장흥군 용산면 묵촌마을에서는 또다른 느낌의 동백숲을 볼 수 있다. 마을 초입에 2000m² 넓이로 140여 그루의 동백림이 있는데, 그리 넓지 않은 부지에 붉은 꽃이 흐드러지게 떨어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밖에 득량만의 시원한 풍경이 멋진 정남진 전망대와 낚시공원, 고즈넉한 분위기와 무성한 갈대숲이 장관인 신풍갈대습지, 피톤치트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등도 함께 돌아보면 좋다.

소고기, 키조개, 버섯으로 이뤄진 장흥 삼합. 장흥|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장흥 삼합부터 갑오징어 먹물찜까지

장흥은 먹거리의 고장이다. 이곳의 대표음식은 장흥 삼합. 장흥 소고기와 키조개 관자, 참나무에서 재배한 표고버섯을 함께 먹는 이곳의 명품 음식이다.

여기서 팁 하나. 상추 대신 은은한 단맛이 인상적인 장흥산 양파를 잘라 그 위에 삼합을 얹어 먹어 보자. 삼합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지역 분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다.

삼합 외에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라식당’의 소머리국밥과 선지국밥, 쫄깃한 식감과 미나리가 아삭함이 매력인 쭈꾸미 샤부샤부, 먹물의 향이 인상적인 갑오징어 먹물찜도 꼭 맛보기를 권하는 지역 명품 음식들이다.

장흥|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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