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발리볼] 백지수표냐 마음이냐, FA영입전쟁 막 오르다

입력 2019-03-31 13:1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지석, 노재욱, 문성민, 이선규(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잔치는 벌써 끝났다. 봄 배구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이제 새로운 시즌을 위한 팀 구성에 들어갔다. 가을과 겨울이 감독을 중심으로 하는 선수단의 시즌이었다면 봄과 여름은 프런트가 전면에 나서는 때다. 다음 시즌을 위한 팀을 어떻게 구성하느냐 즉 퍼즐 맞추기에 따라 꼴찌도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시즌에도 확인됐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FA선수 영입이다.


●누가 FA선수로 나왔나

한국배구연맹(KOVO)은 3월 30일 오전 10시 2019 자유계약(FA)선수를 공시했다. 남자부 25명과 여자부 12명 등 총 37명의 FA선수 명단이 발표됐다. 예년과는 달리 이번 FA선수 협상기간은 짧다. 우선협상 등 1,2,3차로 나뉜 협상기간을 통합해서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4월12일 오후 6시까지다. 보호선수 명단은 13일 낮 12시까지 해당구단에 알려주고 사흘 뒤인 16일 오후 6시까지 상대구단에 통보하면 끝이다. FA선수 명단발표부터 시작해서 18일 사이에 벌어지는 첩보전과 눈치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남자부 FA선수 25명의 명단과 등급은 다음과 같다. ▲대한항공=정지석(A등급) 곽승석(A등급) 황승빈(A등급) 진성태(B등급) 김학민(B등급) ▲삼성화재=황동일(B등급) 고준용(C등급) 이민욱(C등급) ▲우리카드=노재욱(A등급) 윤봉우(B등급) ▲한국전력=김진만(B등급) ▲현대캐피탈=문성민(A등급) 신영석(A등급) 여오현(B등급) 이승원(C등급) ▲KB손해보험=이선규(A등급) 곽동혁(B등급) 양준식(B등급) 손현종(C등급) ▲OK저축은행=김요한(A등급) 박원빈(A등급) 곽명우(B등급) 조국기(B등급) 이강주(C등급) 심경섭(C등급)

여자부 FA선수 12명의 명단과 등급은 다음과 같다. ▲도로공사=임명옥(A등급) 배유나(A등급) ▲현대건설=양효진(A등급) 황연주(A등급) 고유민(B등급) ▲흥국생명=김나희(A등급) 신연경(B등급) 공윤희(B등급) ▲GS칼텍스=표승주(A등급) 이고은(A등급) ▲IBK기업은행=이나연(A등급) 고예림(A등급)

A등급은 이적 때 보상선수와 데려가는 선수의 전년도 연봉 200%가 필요하다. B,C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각각 전년도 연봉의 300%, 150%만 주면된다. 남자부는 2억5000만원, 1억원이 A,B,C등급의 각각 커트라인이다. 여자는 1억원, 5000만원이 커트라인이다. 남자부 보상선수는 5명, 여자부 보상선수는 6명이다.


●물밑전쟁 속에서 흘러나오는 소문들은

일찍 시즌을 마친 구단들은 내부 FA선수들과의 오래 전부터 의견을 조율해왔다. 몇몇 선수들은 이미 남겠다고 약속했다. 발표만 미루고 있을 뿐이다. 30일까지 원소속 구단에 최종 확답을 주지 않은 선수들은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이미 숙소에서 짐을 뺀 선수도 많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번 남자부 FA시장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선수는 대한항공 정지석이다.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모든 팀에서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백지수표에 13억원의 연봉 얘기도 들린다. 쉽게 이적 도장을 찍지는 않을 것 같다. 대한항공은 정지석과 함께 FA시장의 블루칩 곽승석을 동시에 잡기위해 총력전을 펼쳐왔다. 분위기로 봐서는 주저앉힌 것 같다.
현대캐피탈도 신영석과 문성민을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대부분 남자 팀들의 A등급 선수들은 잔류할 가능성이 크다. B,C등급의 이적 가능성은 있다.

배유나, 양효진, 표승주, 이나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여자부는 현대건설 양효진 도로공사 임명옥 배유나 GS칼텍스 표승주 IBK기업은행 고예림 등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몇몇은 이적 가능성이 높다. 다음 시즌 팀간 전력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는 변수다.

특정 구단에서 상상 이상의 금액을 불러 소속 선수를 보호해야하는 구단이 애를 먹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디펜딩챔피언이 된 흥국생명은 FA선수 영입경쟁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3명의 집토끼를 지키는 것이 우선인데 B등급의 신연경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시즌 도중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임의탈퇴 선수가 된 나현정(GS칼텍스) 한지현(IBK기업은행)도 변수다.

요즘은 선수들이 돈보다는 그 구단의 훈련환경과 시스템, 감독의 지도철학 등에 더욱 마음을 두는 추세다. 돈보다 더한 가치로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