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안 하냐” “분수에 안 맞다”…기부해도 욕먹는 연예인

입력 2019-04-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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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아이유. 스포츠동아DB

기부 재단·금액 등 놓고 고민 또 고민
“특정단체 기부”…아이유 오해받기도


최근 강원지역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을 위해 여러 연예인들이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덕분에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기부 참여율도 올라 훈훈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잡음은 생겼다. “기부 안 하냐”며 비난을 받고, “기부 내역이 수상하다”며 오해를 받는 등 연예인들의 말 못할 고충이 곳곳에서 새어나온다.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유명 방송인 A씨의 매니저는 11일 “요즘 기부 때문에 생각이 많다”고 고백했다. 산불 피해 복구에 연예인들의 성금이 몰리면서, 조만간 한 단체에 기부하려 했던 계획을 수정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A씨가 이런 고민에 빠진 것은 일부 팬들이 “왜 기부 안 하냐”는 원성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명 연예인을 다룬 인터넷 기사에는 ‘산불 피해 복구 성금을 냈는지 안 냈는지’로 그들의 인성을 평가하는 댓글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기부를 안 했다는 이유만으로 예상치 못한 비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누가 얼마나 (기부)할 거냐’고 서로 묻는 웃지 못할 풍경이 펼쳐진다”고 귀띔했다.

기부를 결정한 뒤에도 금액에 대한 고민이 뒤따른다. 한 연기자 소속사 관계자는 “적게 해도, 많이 해도 이래저래 눈치가 보인다”고 토로했다. 신인급 연기자가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가 “분수에 안 맞다”며 비꼬는 반응을 봤기 때문이다. 또 “후배급 연예인보다는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어 여러 모로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가수 아이유는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한 기금으로 써 달라며 5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수상하다”는 터무니없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산불 피해 지역에 초등학교가 없는데 왜 이 단체에 기부를 했냐’는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이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측은 10일 “산불 현장의 실태를 파악 중이며, 재단에서 지원하던 아동 중 4명에게 긴급 생활비를 지원했다. 집이 전소되거나 주거지가 훼손된 가정에 긴급 생계비나 주거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런 행태가 기부에 대한 불신감, 기부문화 축소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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