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포커스] 충청권의 약진…경륜 춘추전국시대 열리나

입력 2019-05-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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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혁과 김주상, 김현경(왼쪽부터)이 이끌고 있는 경륜 충청권이 수도권과의 관계에서 벗어난 홀로서기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 벨로드롬서 입지 굳혀 나가는 ‘충청권 파워’

황인혁, 데뷔 첫 대상경륜 우승 쾌거
김주상·김현경 동반 결승 진출 큰 힘
세종·유성·미원 연고 선수층도 탄탄
독자노선 땐 ‘역대급 지각변동’ 예고


경륜 충청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황인혁(21기, SS, 세종)은 4월 28일 열린 대상 경륜에서 단일팀 최강으로 꼽히는 ‘동서울의 원투펀치’ 정하늘(21기, SS)과 신은섭(18기, SS)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밖에 충청권에 속한 김현경(11기, S1, 유성), 김주상(13기, S1, 세종)도 결승까지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랭킹 1위 정종진(20기, SS, 계양)이 출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충청권의 간판 세 선수가 결승에 진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주상, 김현경의 리드를 통해 첫 대상경륜 우승을 차지한 황인혁은 만약 혼자 결승에 진출했다면 이런 결과를 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활약 덕분에 요즘 팬들의 관심은 정하늘·신은섭의 동서울, 성낙송(21기, SS, 창원A)의 김해팀 보다 유성·세종이 속해있는 충청권에 쏠리고 있다. 승패의 비중에 있어 연대의 몫이 큰 경륜에 새로운 판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보인다.


● 충청권 선수층 두텁다

과거 충청권은 경륜 역대 최다승자인 홍석한(8기, A1)이 있지만 팀은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분위기가 연대보다 개인 비중이 크기도 했지만, 앞뒤를 받쳐줄 허리진이 매우 취약했기 때문이다. 인원수와 조직력 등에서 약점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황인혁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고, 고참 김주상과 김현경도 아직 건재하다. 세종의 김관희, 박성현, 임치형, 조주현, 황준하, 유성의 김원정, 박건비, 오기호와 같이 주특기가 확실하고 젊은 선수들까지 넘쳐난다. 또한 가까운 미원에는 전영규, 양승원, 권혁진, 신동현, 이성용, 최종근도 있다. 특선급 인원이나 든든한 허리진, 여기에 협공시 필요한 선행형 선수 등 전체적인 구성 면에서 계양, 동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창원, 김해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다.

따라서 이들 충청권이 홀로서기를 선포한다면 벨로드롬에서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홀로서기 변수도 많다

문제는 충청권이 오랫동안 변방에 머무르다보니 수도권·경상권에 비해 결속력이나 목표의식이 강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확실한 리더가 없다는 것도 큰 한계점이다. 현재로서는 황인혁이 제격이지만, 조금이라도 무리하다 싶은 행보에 대해서는 지나칠 만큼 자제하는 성향은 리더로서의 단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좋았던 수도권과의 관계도 걸림돌이다. 충청권의 홀로서기로 수도권과 일순간에 단절된다면 이에 따른 후유증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진표에 따라 불리함도 있을 수 있다.

경륜 초기의 빅3, 사대천황 등 선수 개인 경쟁에서 자연스레 지역 연대로 확대된 것은 팬들의 기대와 주위환경도 한몫했다. 충청권이 독자 노선을 걷는다면 경상권, 호남권과 지역적 균형을 이루면서 진정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충청권이 홀로서기를 하게 된다면 벨로드롬의 역대급 화제임과 동시에 수많은 볼거리와 이야기를 만드는 빅뉴스다”면서, “당장은 어렵겠지만 지금과 같은 인원과 파워, 분위기라면 우선 결승경주나 대상경륜 같은 큰 경기, 연말 그랑프리 전후로는 조금씩 변화도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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