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살길 찾은 경남, 징크스 뚫지 못한 지친 대구

입력 2019-05-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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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이영재. 사진제공|경남FC

‘2019 KEB하나은행 FA컵’ 16강까지 K리그1에서 6팀이 생존했다. K리그2 3팀, 나머지는 실업(4팀)과 K3 아마추어(3팀)가 채웠다. 약체의 반란이 기대된 대목이지만 현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

15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대구FC의 대결은 그래서 더 특별했다. 상주 상무-제주 유나이티드전(상주 승부차기 승)과 유이한 K리그1 팀들의 경기였다. 경남과 대구가 나란히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도전하고 있어 관심은 배가 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또 있었다. 최상의 대진. 승자는 같은 날 천안시청을 승부차기로 누른 화성FC와 맞서고 4강 역시 부담이 크지 않다. ‘꽃길’로 불릴 만한 수월한 여정이다. 32강에서 K리그1 강호들이 대거 탈락해 빚어진 현상이다.

두 팀의 총력전 선언은 당연했다. 2020시즌 ACL 진출을 위한 이상적인 대회가 FA컵이다. 접근 기준은 달랐다. 주력들의 줄 부상, 최근 리그 7경기 무승(3무4패)에 빠진 경남 김종부 감독은 “현실적인 목표는 물론, 부상자 복귀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FA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구 안드레 감독은 “8강 이후를 바라볼 필요가 없다. 디펜딩 챔피언의 책임이 있다”며 세징야~에드가~김대원~정승원 등 최정예를 동원한 배경을 설명했다. B형 독감증세를 보인 골키퍼 조현우를 제외한 베스트 진용을 투입했다.

자존심을 건 경기는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거친 공방전에 경남 공격수 네게바와 대구 수비수 홍정운이 전반 15분을 버티지 못하며 교체 아웃됐다. 무게가 기운 시점은 전반 37분. 네게바 대신 투입된 고경민이 이영재의 크로스를 받아 골망을 갈랐다. 경남은 전반 43분 이영재가 해결사로 나서 2-0을 만들었다. 대구 입장에선 8승5무19패의 초라한 상대전적이 떠오른 장면. 3월 올해 첫 대결도 1-2로 졌다. “잘 버텨내면 기회가 온다”던 김 감독의 예상, “오랫동안 경남을 못 이겼다”던 안드레 감독의 걱정이 기우가 아니었음이 스코어로 드러났다.

후반에도 홈 팀 분위기는 식지 않았다. 5분 만에 이영재가 상대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PK)을 얻었다. 김효기의 킥은 조현우를 대신한 대구 골키퍼 최영은에 가로막혔으나 경남의 역습은 인상적이었다. 이후 주도권을 쥔 대구는 공세를 펼쳤지만 소득은 없었다. 경기는 그대로 2-0으로 끝났다.

한편 강원FC는 파주시민축구단을, 대전 코레일이 서울 이랜드FC를 각각 2-0으로 눌렀다. 경주한국수력원자력도 청주FC를 2-0으로 꺾고 8강 대열에 합류했다. 수원 삼성은 안방에서 광주FC를 3-0으로 제압했다.

창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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