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태령 감독 “청춘 바친 월남전 전우들 아픔 담을 것”

입력 2019-06-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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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령 감독은 영화 ‘영웅들의 그림자’를 통해 1960년대 베트남전에 뛰어든 이들의 상처와 우정 등을 이야기한다. 8월 촬영에 돌입하는 장 감독은 “전쟁으로 아픔을 겪어야 했던 이들의 진실을 알리겠다”고 제작 의지를 다졌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베트남 참전 병사들의 휴먼스토리…내년 개봉 ‘영웅들의 그림자’ 만드는 장태령 감독

고엽제 후유증 병사들 100명 만나
다 잃으면서까지 싸웠던 베트남전
그들의 시선으로 숨겨진 진실 조명

1960년대 미군은 한창 전쟁 중이던 베트남에서 시계 확보를 위한 밀림 제거에 나섰다. 그 강력한 수단이 ‘에이전트 오렌지’(Agent-Orange)라 불리는 고엽제였다. 미군은 베트남 국토의 15%에 해당하는 무려 24만여 헥타르(ha)에 7600만여 리터의 고엽제를 쏟아 부었다. 고엽제전우회에 따르면 이 가운데 80%가 한국군 작전지역에 무차별 살포됐다.

고엽제는 풀과 나무를 고사시키는 일종의 제초제이만 독성이 강해서 인체에 축적될 경우 암, 신경계 손상, 독성 유전 등 각종 후유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실제로 당시 참전했던 한국군 출신 가운데 15만여 명에 가까운 이들이 고엽제 후유증이나 후유의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바로 이들의 아픔에 주목하는 영화가 나온다. 내년 6월 개봉을 목표로 장태령 감독이 제작, 연출하는 ‘영웅들의 그림자’(가제)이다. 장 감독은 제작비 규모 100억 원에 달하는 영화를 8월부터 촬영할 예정이다.

장 감독에 따르면 ‘영웅들의 그림자’는 베트남전에 뛰어든 해병대 하사관과 맹호부대 소속 방첩부대 요원 그리고 또 다른 병사를 주인공으로 한다. 영화는 이들이 겪는 전쟁의 참상과 이후 고엽제 등 상처를 날줄로, 청춘시절의 사랑과 우정 등 이야기를 씨줄 삼아 1965년부터 현재 시점까지 시대를 넘나든다.

장 감독은 이를 위해 지난 1년여 동안 고엽제로 인해 고통을 받는 베트남 참전 병사를 포함해 100여 명을 인터뷰했다. 장 감독은 그 과정에서 “마치 꺼림칙한 숙제처럼 남았던 문제”를 “이제 영화로 풀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전이 당시 경제발전의 한 초석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그로 인해 아픔을 겪어야 했던 이들이 적지 않다. 영화는 이들이 말하려는 전쟁에 관한 진실을 담아낼 것이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장 감독은 월남참전자협의회의 도움을 받고 있다. 월남참전자협희회는 ‘영웅들의 그림자’ 제작비 전액을 지원키로 했다. 또 그 회원들은 영화 제작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런 방식은 장 감독의 취재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 사실성을 더할 전망이다. 장 감독은 영화 개봉 이후 모든 상영 수익을 베트남전으로 인해 아픔을 겪는 이들을 위해 내놓기로 했다.

배우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양택조, 한인수 등 중견배우들이 이미 의기투합키로 했다. 장태령 감독은 이어 주연 자리에 어울릴 만한 젊은 연기자 캐스팅을 위해 오디션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작업을 모두 마무리한 뒤 장 감독은 8월 필리핀과 라오스로 로케이션을 떠난다.

장태령 감독은 “전쟁으로 인해 사랑과 가정을 잃으면서까지 분투하지 않으면 안 됐던 이들의 아픔,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관객에게 알릴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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