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트레이드’ 남준재 “내 선택과 의사 없이 트레이드 결정”

입력 2019-07-09 13: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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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로 트레이드 된 남준재가 이적 관련 사안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놨다.

앞서 남준재는 4일 김호남과 트레이드 돼 제주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인천의 주장이자 상징과도 같던 남준재의 이적은 후폭풍을 낳았고 이에 대해 남준재가 9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를 통해 공식 입장을 전했다.

남준재는 입장문에서 “트레이드 하루 전날 에이전트를 통해 제주가 관심을 보이면서 인천 구단에 문의 했다고 들었다. 이적시장 기간에 구단이 선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난 인천의 주장으로서 설마 하루아침에 트레이드가 되겠냐는 생각에 그 말을 듣고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상황은 매우 급하게 돌아갔다. 7월 3일 오전 운동을 마치고 씻기도 전에 트레이드가 성사됐다고 에이전트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인천 유나이티드의 간담회에서 인천 관계자들은 제주가 내게 관심을 보이며 트레이드를 제안한 사실을 남준재 선수가 알고 있었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천에서 떠나면서 나의 선택과 의사는 단 1도 물어보지도 않고 트레이드 결정이 이뤄졌는지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촉박하게 시간에 쫓겨가며 결정을 내려야 할 이유가 있었는지 아쉬울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남준재 선수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K리그 팬, 인천 팬 여러분 남준재입니다.

며칠간 저의 이적 문제로 인해 여러 잡음이 생겼습니다. 설왕설래가 오가다 보니 오해가 쌓일 수도 있고, 사실이 입을 타면서 와전돼 사실무근의 이야기가 인터넷을 타고 떠돌았습니다. 이에 제가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를 통해서 이렇게 입장문을 전합니다.

저는 트레이드 하루 전날 에이전트를 통해 제주가 관심을 보이면서 인천 구단에 문의 했다고 들었습니다. 이적시장 기간에 구단이 선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인천의 주장으로서 설마 하루아침에 트레이드가 되겠냐는 생각에 그 말을 듣고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 다르게 상황은 매우 급하게 돌아갔습니다. 7월 3일 오전 운동을 마치고 씻기도 전에 트레이드가 성사됐다고 에이전트에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번 인천 유나이티드의 간담회에서 인천 관계자들은 제주가 저에게 관심을 보이며 트레이드를 제안한 사실을 남준재 선수가 알고 있었다고 얘기하였습니다.

저는 트레이드에 관련한 이야기가 오간다는 사실만 알았을 뿐, 구단 관계자 및 코치진들과 어떤 상의와 면담도 없이 트레이드가 결정됐습니다. 저는 이처럼 트레이드 관련 이야기가 진전된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7월 3일 오후 1시에 트레이드가 결정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저는 당일 오후 5시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만 했습니다.

워낙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오전 운동 후 샤워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고, 팀 동료들과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했습니다. 겨우 유상철 감독과 코치에게 짧은 인사를 나눴고, 답답한 마음으로 정들었던 곳을 떠나게 됐습니다.

슬픈 마음으로 공항으로 향하던 와중에 제 휴대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전화를 받자 인천 프런트 직원은 구단 대표님과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에게 인사를 하고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에 저는 공항으로 향하던 차를 돌려 무거운 마음으로 짧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저는 동고동락했던 동료들과 제대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했고, 가족들과 상의도 없이, 사랑하는 아들, 딸이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 채 하루아침에 인천에서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끔 한 못난 남편이자 아빠였습니다.

저는 인천에서 떠나면서 나의 선택과 의사는 단 1도 물어보지도 않고 트레이드 결정이 이뤄졌는지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촉박하게 시간에 쫓겨가며 결정을 내려야 할 이유가 있었는지 아쉬울 따름입니다.

내가 가진 열정과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인천에 있어 남준재는 별거 아닌 존재였는가 라는 생각에 속상하고 허탈한 마음에 눈가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며칠 동안 많은 생각을 하며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K리그, 인천 팬에게 저의 진심을 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금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기보다는 내가,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히 생각했습니다.

저는 참으로 다사다난한 프로생활을 겪었고, 현재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저뿐만이 아닙니다. 많은 선수가 부당한 일을 겪고 축구 외적인 일로 가슴 아프고 슬퍼합니다. 우리나라 프로축구에만 해당하는 트레이드 로컬룰 이면계약 다년계약 보상금제도 등등 개선이 필요한 규정으로 인하여 선수와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더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팬과 선수 그리고 여러 관계자분이 관심을 두고 규정들을 개선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구단들이 규정에 따라 이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제2의 남준재와 같은 일이 없기 위해서는 연맹이 해당 조항을 올바르게 수정해야 구단이나 선수 그리고 K리그가 더 상생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리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규정과 문제가 하루라도 빨리 개선될 수 있도록 모든 시선과 관심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지금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그리고 저와 비슷하게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급작스럽게 제주에서 인천으로 올라오게 된 김호남 선수가 인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길 희망하고, 경황이 없을 그의 가족들에게도 따뜻한 응원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인천 팬 여러분들의 응원은 그 어떠한 것보다 제 가슴을 울렸으며 보내주신 사랑은 너무 뜨거워 저를 항상 몸 둘 바를 모르게 할 정도로 감동이었습니다. 단순한 팬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서 깊은 우정과 진한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장으로써 오직 팀만을 생각하고 팀워크를 중시했으며 축구화를 신었을 때 누구보다 승리를 간절히 원했고 죽을힘을 다해 뛰었습니다.

인천 팬 여러분. 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저는 정말 행복한 선수입니다. 팬들이 주신 사랑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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