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가 된 부상, 한화 오선진 “다 쏟아붓겠다”

입력 2019-07-15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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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오선진.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오선진(30)은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고생한 끝에 얼마 전 복귀했다. 주전 유격수의 빈자리는 컸다. 그가 떠나있던 사이 팀은 추락을 거듭했다. 6월 9일부터 7월 3일까지 한화는 4승15패에 그치며 5위 경쟁에서 멀찌감치 밀려났다.

시즌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오선진의 위치는 백업 내야수였다. 그러나 개막전 유격수 하주석이 5경기 만에 쓰러졌다. 왼쪽 무릎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 자리를 대신 맡은 오선진에게는 기회였다.

적잖은 의문부호가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오선진은 묵묵히 제몫을 했다. 햄스트링을 다친 6월 3일까지 62경기에서 타율 0.240, 3홈런, 23타점을 올렸다. 썩 만족스럽진 않아도 프로 경력의 대부분을 백업으로만 지새우던 선수의 고군분투는 박수를 받아 마땅했다.

5월초까지는 타율이 3할에 육박했다. 5월 9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5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을 몰아친 덕에 시즌 최고 타율 0.299를 찍었다. 그 뒤로는 내리막을 탔다. 부인하고 싶지만, 체력이 받쳐주질 못했다.

부상 직전의 몸 상태에 대해 오선진은 “솔직히 안 좋았다. 타구나 투구에 반응하는 몸의 감각과 속도가 내 생각보다 확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자리를 비운 동안 초조함은 어쩔 수 없었다. 더욱이 팀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빨리 회복해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뿐”이었다.

‘당신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팀도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말에는 손사래를 쳤다. “내가 있었어도 팀 성적은 괜찮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오선진이 부상에 앞서 주춤하기 시작한 시점과 한화의 추락 시점은 공교롭게도 일치한다. 5월 16일까지 한화는 21승22패로 5할 승률을 목전에 뒀다. 5월 17일 이후로는 14승34패다.

오선진도 5월 17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부상 직전까지 20경기에서 타율 0.143(77타수 11안타)으로 헤맸다. 그가 덜컥 부상을 당해 25일간 1군을 비운 사이 팀의 부진은 심화됐다. 그의 부상 이탈이 한화의 하락세에 결정타로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이미 대세가 기운 시점에서 복귀한 것일 수도 있다. 한화는 여전히 탈 꼴찌 경쟁에 급급한 신세다. 복귀 후 오선진은 8경기에서 타율 0.292(24타수 7안타)를 올리고 있지만, 팀은 7월 4일 이후로도 3승6패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포기할 순 없다. 오선진도 “부상 때문에 오히려 충분히 쉬고 돌아왔다. 체력적으로는 충전이 됐으니까 남은 경기에 다 쏟아붓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반기 최종 3연전으로 예정된 16~18일 청주 NC 다이노스전, 한화와 오선진에게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 승부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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