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극 관크 논란’ 강혜원·오혜원 “죄송하다”·손석구 “비매너 사실 NO”

입력 2019-08-16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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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을 해주러 갔다가 욕만 먹었다. tvN ‘60일, 지정생존자’ 출연 배우인 강한나, 오혜원, 손석구 등이 연극 ‘프라이드’를 보러 갔다가 함께 본 관객들에게 민폐를 끼쳤다는 글이 퍼지며 논란이 됐다.

강한나, 손석구, 오혜원 등은 15일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김주헌을 응원하기 위해 연극 ‘프라이드’를 관람했다.

’프라이드’는 1958년과 현재를 넘나들며 두 시대를 살아가는 세 사람(필립, 올리버, 실비아)을 통해 성(性) 소수자들로 대변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극으로, 각각의 시대를 살아가는 성 소수자들이 정체성과 자긍심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공연이기도 하다.

15일 공연이 끝난 후 이날 관람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세 배우를 언급하며 이들의 예의없는 관람 태도를 지적했다. 웃길 만한 장면이 아닌 오히려 심각한 장면임에도 웃음을 터트리는가 하면 대화를 나누고 기지개를 켜거나 몸을 앞으로 숙인 채 관람해 뒷 사람의 시야를 가리는 등 이른바 ‘관크’(관객 크리티컬·다른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로 지적받았다.

이에 논란이 이어지자 강한나와 오혜원은 일제히 사과글을 올렸고 손석구는 예의 없이 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강한나는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함께 공연을 관람하셨던 관객들께 공연 관람에 지장을 드리고 불편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면서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 무대에 서신 배우들께도 방해가 됐을 수 있기 때문에 배우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성숙한 관람 매너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고 반성하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오혜원은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프라이드’를 관람하며 저의 경솔하고, 올바르지 못한 관람 태도가 좋은 작품과 관객들에게 누를 끼친 점 반성하고 있다. 저의 무지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을 피해를 드린 점 사과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올바른 관람 태도에 대해 숙지하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겠다.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손석구는 다소 다른 입장을 전했다. 그는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 같아 더 이상 피해보시는 주변 분들 없도록 글 올린다”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연극을 즐기고 아끼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다. 다수에 피해가지 않으면서도 제 권리라고 생각되는 만큼 조용히 웃고 중요히 울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몇몇 관객들분들의 그릇된 주인의식과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한 변질된 공연 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양산까지 만드는 상황이 당황스럽지만 이 이상의 반박도 사과도 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손석구는 그럼에도 앞으로의 의견들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시간이 더 지나고 서로 화가 가라앉은 후에 함께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길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이하 강한나 글 전문>

안녕하세요.

오늘 참 좋은 공연을 보고 왔는데요.

극중에서 웃음이 날만한 장면이 아니었지만 웃었던 부분, 극중 사진기가 객석쪽 좌석을 향했을 때 브이를 한 부분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셨던 관객들께 공연관람에 지장을 드리고 불편을 드린것 같아 죄송하단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관객들께서 공연을 보시기 불편하게 만들어드린 것에 대해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 말씀해 주신 거 처럼 그러한 행동이 무대에 서신 배우들께도 방해가 됐을 수 있기 때문에 배우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연극 프라이드는 웃고 또 울며 본 정말 좋은, 깊은 울림이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성숙한 관람매너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고 반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이하 오혜원 글 전문>

이하 오혜원 글 전문.

우선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어제 연극 '프라이드'를 관람하며 저의 경솔하고, 올바르지 못한 관람 태도가 좋은 작품과 관객들에게 누를 끼친 점 반성하고 있습니다. 저의 무지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을 피해를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올바른 관람 태도에 대해 숙지하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하 손석구 글 전문>

우선 연극 ‘프라이드’에 초대해주신 배우 김주헌 형님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난처하게 해드린 것 같아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염치 없지만 얼마 남지 않은 공연 빛나게 마무리 지으시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간만에 본 너무나도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변해가야 할지 상상하고 나눌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드릴 이야기와는 별개로 아직 안 보셨다면 ‘프라이드’ 관람 추천 드려요.

마지막으로 본론을 말씀 드리자면요. 어제 저와 제 친구들이 몰상식한 공연 관람 자세로 공연을 망쳤느니 사과를 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그로 인해 기사까지 났는데요.

연극을 즐기고 아끼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고 다들 즐거워할 때 누군가는 기억에 따라 눈물이 날 수도 있겠죠. 흐린 내리는 비를 보고 들뜨는 사람도 물론 있었을 거고요. 다만 다수에 피해가지 않으면서도 제 권리라고 생각되는 만큼 조용히 웃고 중요히 울었습니다.

몇몇 관객들분들의 그릇된 주인의식과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한 변질된 공연 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양산까지 만드는 상황이 당황스럽지만 이 이상의 반박도 사과도 하지 않겠습니다. 자잘하고 소모적이 될 수밖에 없는 논쟁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느껴서입니다. 듣고 싶은 말이 아니어서 실망하고 안타까워하실 팬분들께는 잘잘못을 떠나 너무 죄송한 마음입니다.

단, 위와 같은 선택을 한 만큼 후에 벌어질 일방적인 여론의 결과 역시 거르지 않고 받아들일 마음준비 하였으니 가감없는 의견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더 지나고 서로 화가 가라앉은 후에 함께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길 희망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마른 세수, 트림, 기지개, 잡담(막이 바뀔 때 ’재밌다’ 한마디 했습니다) 한적 없어요. 관람하며 가장 감명 깊게 눈물 흘린 사람이 한나였습니다. **장면에서 저건 뭐냐고 했다는 말씀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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