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th BIFF] “거장들의 만남”…박찬욱x가브라스, 독창성과 비판의식에 대하여 (종합)

입력 2019-10-06 1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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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과 감독과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이 서로의 독창성과 비판의식에 대하여 극찬을 펼쳤다.

6일 서울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오픈토크 ‘코스타 가브라스&박찬욱’에서는 코스타 가브라스, 박찬욱 감독이 참석해 관객들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라톤 행사로 인해 늦게 도착한 박찬욱을 대신해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은 먼저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불가능으로 가라’는 자서전을 낸 가브리스 감독은 “어렸을 때 그리스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이주를 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아 항상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고 들으며 자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프랑스에 와서 보다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다”라며 “지금 이 지라에 젊은 분들이 많으신데 내가 저 나이 때는 지금 내가 한국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할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결국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두 번째 방문을 한 가브라스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 분들이 너무 친절해 감사하다. 나는 한국 영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 영화는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기 보다는 한국적인 감수성과 역사가 많이 녹여져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기대하는 것은 새로운 여성 감독들의 활약을 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3명의 여성 감독을 소개 받았는데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뒤늦게 도착한 박찬욱 감독과 가브라스 감독과의 연을 소개했다. 박찬욱 감독은 “평생의 프로젝트로 ‘엑스’라는 작품을 만드려고 하는데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님이 프랑스어로 이 영화를 만드셨다.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님과 사모님이신 미셸 가브라스 프로듀서가 판권을 갖고 계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만들지는 않았지만 언젠간 꼭 만들려고 한다. 대표작으로 삼고 싶은 작품이다”라며 “이 부부 뿐만 아니라 아드님 역시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데 함께 몇 년동안 일을 해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지금 프랑스에서 ‘흡혈귀’에 관한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데 상영작 중 하나가 박찬욱 감독의 ‘박쥐’다. 최근 다시 봤는데 정말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드보이’, ‘박쥐’, ‘스토커’, ‘아가씨’ 등 이렇게 4편만 봐도 다른 세계를 가진 영화다. 어떻게 한 감독님이 4개의 다른 감수성, 세계관, 독창성을 가질 수 있는지 놀랍다”라고 극찬했다.

이에 박찬욱 감독은 “끝없이 도전하고 실험하는 선배 거장들에게 배우는 마음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것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라며 “또 소재가 다르니 그 소재에 가장 정확하게 어울리는 형식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스타일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미싱’(1982)을 꼽았다. 그는 “쿠데타가 일어난 칠레를 배경으로 실종된 아들을 찾아 헤매는 미국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라며 “우리 젊은이들이 많이 울면서 봤던 영화다. 한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여정을 과장하지 않은 채 그린 작품이다. 가브라스 감독의 작품은 한국인들에게 남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생각이 드는 작품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신작을 봤는데 20대 감독의 영화라는 생각이 들 정로도 비판 정신이 날카롭고 영화에 대한 에너지가 화산처럼 터진다”라며 “나이 든 예술가들은 보통 현인이 된 것처럼 작품이 조용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가브라스 감독의 작품은 분노가 있고 용서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가브라스 감독은 “젊은 감독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여성 감독들에게 새로운 감수성을 배운다”라며 “나이가 들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는데 그럼에도 열정과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을 비판스럽게 바라보며 사랑스럽게도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작인 카자흐스탄 영화 ‘말도둑들. 시간의 길’를 비롯해 85개국 303편 영화가 초청됐다. 상영 부문별로는 세계 최초 상영인 월드 프리미어 부문 120편(장편 97편, 단편 23편)과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부문 30편(장편 29편, 단편 1편) 등이다.

초청된 영화는 부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롯데시네마 대영 등을 포함해 6개 극장 37개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남을 갖게 된다. 영화제는 12일 폐막작 ‘윤희에게’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부산|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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