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숙 “20년 쉬다 바빠진 지 5년…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죠”

입력 2019-10-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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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겸 방송인 김숙이 뛰어난 활약상으로 24년의 내공을 실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사진은 8월 채널A ‘영화보장’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연말 연예대상 꿈꾸는 개그우먼

현재 진행 맡은 프로그램만 11편
‘당나귀 귀’서 촌철살인 입담 과시
타고난 센스·순발력…MC 적임자
송은이와 콘텐츠 개발자로도 두각
전현무 “모두에게 좋은 언니·누나”

KBS 2TV ‘개그콘서트-봉숭아학당’ 속 우스꽝스러운 분장의 ‘따귀소녀’, ‘난다 김’ 등 캐릭터로 웃음을 안겼다. 2000년대 초반 ‘몸’으로 웃기는 무대였다. 이제는 다재다능한 매력으로 시청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24년간 활동하며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높은 ‘개그 아이큐’를 과시하고 있는 개그우먼 겸 방송인 김숙(44)이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방송가 안팎에서는 그가 데뷔 이래 최고의 순간을 맞게 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낼 만큼 김숙은 지금, 절정에 다다른 재능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 순발력·센스·넓은 시야…진행자로 적임자

김숙은 현재 11편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배틀트립’ ‘옥탑방의 문제아들’, MBC ‘구해줘! 홈즈’,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채널A ‘송은이 김숙의 영화보장’ 등 지상파·케이블·종합편성채널 등 전방위에서 활약 중이다. 관찰, 여행, 영화, 토크쇼 등 분야도 다양하다. 그야말로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이 가운데 김숙의 ‘매의 눈’과 ‘촌철살인’ 입담이 돋보이는 무대는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가 꼽힌다. 기자간담회가 열린 29일 서울 여의도동 KBS 별관에 많은 취재진이 몰린 것도 그 덕분이다. 진행자로서 행사에 참석한 그는 “프로그램 특성상 보스(심영순 요리연구가, 현주엽 프로농구 창원LG 감독 등)의 ‘갑질’을 지적하는 ‘악역’이지만 유쾌하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프로그램 속 김숙은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보며 출연자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포착한다. 진행자로서 뛰어난 순발력과 타고난 센스, 흐름을 읽는 넓은 시야가 뒷받침해 가능한 일이다. 연출자 이창수 PD는 “특히 사람의 장단점을 잘 찾는다”며 그의 통찰력을 높이 평가했다. 상황을 시청자에 재미있게 전달하는 능력도 만점이다.

김숙은 장르 국한하지 않은 다양한 콘셉트의 프로그램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며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개그우먼답게 웃음을 자아내는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짝꿍’ 송은이가 대표로 있는 ‘컨텐츠랩 비보’의 이사로 재직하며 콘텐츠 개발자로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송은이와 함께 론칭한 프로그램만 ‘김생민의 영수증’ ‘밥블레스유’ ‘영화보장’ 등 벌써 3편이다. ‘밥블레스유’는 그의 아이디어로 제작됐다.

김숙의 활약상은 올해 연말 연예대상에서 펼쳐질 풍경을 기대하게 한다.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KBS에서 그는 2016·2018년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제 대상이 남아 있다. 아직 이르지만, 김숙이 최고의 영광을 누리길 많은 팬들이 바라고 있다.

“장수? 20년 쉬다 본격 활동 5년차”

김숙은 꾸준히 활동해온 장수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20살에 방송국에 들어와 20년 동안 쉬었다”며 “어떻게 쉬었는지 물어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데뷔한 지 24년 됐는데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5년”이라며 “평소 시끄러울 것 같은 이미지로 보이지만 조용하게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이다. 이렇게 활동해왔다”고 말했다.

김숙의 겸손한 말과 달리 주변에서는 ‘소리 없이 강한 힘’을 그의 매력으로 꼽는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김숙과 6개월 동안 호흡을 맞춰온 전현무는 “개그맨한테 물어보면 모두가 ‘좋은 언니·누나’라고 답한다”며 “상하구조가 확실한 조직문화를 선호하지 않는, 긍정적인 의미의 개인주의자”라고 소개했다. 이에 김숙은 “이전에는 후배를 따로 불러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저도 선배들 얘기 잘 안 듣는데 그 친구들이 듣겠느냐”면서도 “하지만 자신의 잘못에 대해 물어보면 눈물 쏙 뺄 정도로 정확하게 대답해준다”며 웃었다. 회식 ‘불참러’(불참자의 신조어)라는 별칭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 김숙

▲1975년 7월6일생 ▲1995년 KBS 대학개그제 은상·12기 공채 개그맨 ▲‘개그콘서트’ ‘웃찾사’ ‘무한걸스’ ‘언니들의 슬램덩크’ ‘서울메이트’ ‘밥블레스유’ 등 다수 ▲2016년 KBS 연예대상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 ▲2015∼2019년 SBS 러브FM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2017년 SBS 연예대상 라디오 DJ상 ▲2018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KBS 연예대상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SBS 연예대상 베스트 MC상 ▲현재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옥탑방의 문제아들’ ‘구해줘! 홈즈’ ‘비디오스타’ ‘송은이 김숙의 영화보장’,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 등 진행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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