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선발투수로 컴백, 조상우가 밝힌 ‘긍정적 변화’

입력 2017-04-26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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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조상우는 팔꿈치 피로골절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 투수로 변신해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시속 150km의 강속구와 두둑한 배짱을 가진 넥센의 토종 에이스 후보다. 스포츠동아 DB

넥센 조상우(23)는 2014~2015시즌 30홀드를 기록한 특급 셋업맨이었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1~2이닝을 막아내는 데 최적화한 투수였다. 2014시즌 48경기 6승2패11홀드, 방어율 2.47, 2015시즌 70경기 8승5패5세이브19홀드, 방어율 3.09의 성적은 ‘특급’이란 호칭을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기량을 인정받아 2015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승선해 한국의 우승에 일조했다.

승승장구하던 참에 시련이 찾아왔다. 2016시즌을 앞두고 선발투수로 변신을 꿈꿨다. 착실히 선발수업을 받았고, 그 과정도 순조로웠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탈이 났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기간이었다. 2016년 2월 26일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했는데, 5구째가 그의 손을 떠난 찰나에 ‘뚝’ 하는 소리가 들렸다. 검진결과는 팔꿈치 주두골(머리뼈) 피로골절. 미세한 손상이 축적돼 발생한 골절이었다. 이에 넥센 구단은 아예 조상우를 1년간 쉬게 하고,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도 받도록 했다. 조상우는 재활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고, 그 덕분에 회복속도도 빨랐다. 투구가 가능한 상태가 되자 2017시즌을 앞두고 마무리하지 못한 선발수업을 받았다.

넥센 조상우. 스포츠동아DB



● 퀵퀵 피칭, 선발투수 조상우의 생존법

착실한 선발수업의 결과는 데뷔 첫 선발등판(23일 고척 롯데전)에서 5이닝 1실점 승리투수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조상우에게 물었다. ‘선발수업을 받으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나.’ 매일같이 불펜에 대기하며 등판을 준비하는 필승계투요원과 5~6일에 한번 꼴로 등판해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선발투수는 준비과정부터 다르다. ‘특급 셋업맨’의 선발 준비과정이 궁금했다. 조상우는 “빨리 던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빠른 승부를 할 수 있도록 많이 준비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빠른 공을 빠른 템포로, 공격적으로 던지는 이른바 ‘퀵퀵 피칭’이다.

넥센 조상우. 스포츠동아DB



● 확 달라진 피칭메뉴, 보는 재미가 있다

조상우의 강점은 끊임없이 발전한다는 데 있다. 데뷔 초기에는 직구와 슬라이더의 ‘투 피치’ 투수였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무기를 하나씩 추가했다. 2014시즌 투심패스트볼, 2015시즌 스플리터를 연마했다. 아직 구사 빈도가 낮은 커브는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단계다. 선발수업을 받으며 꾸준히 변화구의 감각을 익힌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강속구가 뒷받침되니 변화구의 위력이 배가된 것은 당연지사. 2016시즌을 앞두고 “변화구를 골고루 살리겠다”고 했던 자신과 약속을 보란 듯이 지킨 것이다. 조상우는 “선발수업을 받으면서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했다. 선발등판해 기존에 던지지 않던 변화구를 섞어 던질 수 있다면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자이언츠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데뷔 첫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넥센 조상우가 인터뷰를 하자 김하성이 축하 물세례를 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 “여전히 부족하다” 조상우 사전에 만족이란 없다

“결과는 좋은 쪽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데뷔 첫 1군 선발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조상우가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 점도 바로 투구수다. 첫 등판에선 80구를 던지기로 했는데, 5이닝 동안 79개의 공을 던진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했다. 그는 “5회까지 80개 가까이 던졌다. 투구수 관리가 아직 부족한 부분이다. 코치님과 상의하면서 투구수를 늘려가야 한다”며 “많이 걱정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타자들과 마주보니 긴장감이 덜하더라. 끝까지 잘 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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