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타자로 진화중인 양의지·삼진확률↓ 리그1위

입력 2018-05-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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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16일 잠실. SK 선발 앙헬 산체스는 시속 154㎞의 포심, 149㎞ 컷 패스트볼, 그리고 무려 144㎞를 찍은 서클 체인지업을 펑펑 던졌다. 그러나 두산에는 양의지(31)가 있었다.

산체스는 경기 시작과 함께 1회 4명의 두산 타자에게 삼진 3개를 뺏었다. 그러나 2회 1사 양의지가 154㎞ 포심을 때려 깨끗한 중전안타를 뽑아내자 흔들렸고 야수진의 불안한 수비가 더해지며 4실점했다. 결국 두산의 5-3 역전승. 사실상 이날 승부는 양의지가 포문을 연 2회 끝났다. 두산은 5월 ‘한국시리즈 예고편’에서 먼저 2승을 챙기며 위닝 시리즈를 확정했다.

야구게임 광고 카피로도 사용되고 있는 장호연(전 OB투수·통산 109승)의 “공 3개로 삼진을 잡는 것보다 공 1개로 맞춰 잡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삼진을 잡기 위해서는 공 3개가 아닌 5개, 6개, 7개 이상이 필요할 때가 많다. 그러나 삼진이 상징하는 심리적 효과는 대단하다. 투수와 포수에게는 카다르시스를, 타자에게는 굴욕을 준다. 투수와 타자의 승부에서 삼진은 완승과 완패로 극명하게 갈린다.

투수에게 삼진 능력은 상대의 득점 기회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힘이다. 반대로 삼진을 잘 허용하지 않는 타자는 주자가 3루에 있으면 안타가 아니라도 타점을 올릴 수 있는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KBO리그에서 가장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타자는 누구일까. 이용규(한화), 김선빈(KIA) 같은 리그 최정상급 교타자가 떠오르지만 주인공은 양의지다.

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양의지는 16일까지 41경기 156타석에 서서 단 14개의 삼진만 허용했다. 타석 당 삼진은 0.09개로 규정타석 이상을 소화한 리그 타자 60명 중 압도적으로 가장 적다. 0.1개 이하는 양의지가 유일하다.

양의지는 지난해 406타석에서 53개의 삼진을 당했다. 타석 당 평균 삼진은 0.13개였다. 손가락 골절 부상 등으로 전반적인 타격 성적이 좋지 않은 시즌이었지만 타석 당 평균 삼진 기록은 준수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절정의 타격 페이스를 보이며 삼진 비율은 더 낮췄다.

비결은 정교한 스윙에 있다. 4할 이상 타율(0,403)을 기록하며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타자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낮은 4.4%의 헛스윙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고도의 수 싸움 능력이 없으면 이룰 수 없는 수치다. 정교하게 자신이 원하는 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타율은 높이고 삼진 비율은 낮추는 선순환이다.

양의지는 타석에서 활약에 대해 “적극적으로 치고 있는데 운이 잘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겸손한 표현이지만 기록은 양의지가 매우 특별한 타자로 진화 중임을 증명하고 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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