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사퇴·이숭용 단장 선임, KT의 차기 감독은 누가 될까

입력 2018-10-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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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가 파격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임단장으로 이숭용 전 타격코치를 선임했다. 김진욱 감독은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차기 감독은 아직까지 미정이다. 사진제공|kt wiz

KT 위즈가 칼을 뽑아 파격적 개편을 단행했다. 현장과 프런트의 수장을 모두 바꿨다. 이제 남은 퍼즐은 ‘차기 감독’ 낙점이다.

KT는 18일 “김진욱 감독이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를 수용했다. 아울러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해 임종택 단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체질 개선을 위해 창단 첫 야구인 단장인 이숭용 타격코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2015년 1군에 진입한 KT는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고, 초대 조범현 감독과 결별했다. 2017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진욱 감독도 첫 해 꼴찌를 맛봤다. 올 시즌 “5강과 5할승률이 목표”라고 했지만 최종 성적은 9위였다. 물론 59승, 승률 0.418은 창단 최고 기록이었고 첫 탈꼴찌도 이뤄냈지만 아쉬움은 분명했다.

여론이 차가워지자 김 감독을 둘러싸고 일부 인사들의 내부갈등과 경쟁도 횡행했다. 이에 지친 김 감독은 시즌 중반부터 주위 측근에게 “나도 그들과 똑같이 정치를 하고 싶지는 않다. 성적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면 된다. 흔들리지 말자”고 말해왔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종료 직후 사임 의사를 밝혔고, 18일 오전 유태열 사장을 만나 절차를 마무리했다. 1년의 잔여 계약기간에는 기술고문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관심은 단연 차기 감독에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KT는 신중함을 견지하겠다는 태도다. 이숭용 신임 단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이 단장은 KT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본격적으로 태생한 2014년부터 올해까지 1~2군을 오가며 타격코치를 역임했다. 평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는 타격 이론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선수들과 소통했다. KT의 젊은 타자들은 대개 인터뷰 때면 먼저 묻지 않더라도 이숭용 코치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다. 이 단장은 18일 “우리의 목표는 육성이다. 신인 선수들이 KT에 지명되면 환호성을 지르며 ‘이 팀에 가면 기량이 는다’고 말하도록 만들고 싶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KT 관계자는 “이숭용 코치가 단장으로 선임된 이상 구단을 꾸려가는 데 본인만의 구상이 필요하다. 감독 선임도 같은 절차로 이뤄질 것이다. 다소간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이 관계자의 말처럼 감독 선임이 당장 임박한 것은 아니다. 이 단장을 비롯한 구단 수뇌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차례다.

하마평에 오르는 이들은 많다. 몇몇 야구인이 일부 정치인의 힘을 등에 업고 감독과 단장으로 함께 부임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현 시점에서는 가능성이 대폭 줄어들었다. 스포츠단 차원에서 정치와 엮이지 않겠다는 의도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야인으로 머물고 있는 김경문 전 NC 다이노스 감독의 이름도 거론되지만 이숭용 단장 체제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가 한용덕 감독을 선임했을 때처럼 현재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팀의 핵심 인사 가운데 후보가 있다는 것도 배제하면 안 된다. 두산 베어스 이강철 수석코치를 비롯해 야구계 안팎에서 감독 후보로 매번 이름이 거론되는 이들도 후보가 될 수 있다.

일단 칼을 뽑았다. 무라도 잘라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감독 선임이 마지막 퍼즐로 남아있지만 이는 2019시즌, 그리고 이후의 KT를 생각한다면 출발선상에 서는 과정일 뿐이다. 좋은 스타트를 위해서라도 KT가 취하는 신중함은 부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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