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와 GG 경쟁 최주환, “내가 타면 기적”

입력 2018-12-09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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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주환.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최주환(30)은 뒤늦게 핀 꽃이다. 2006년에 입단한 그는 상무를 거쳐 다시 두산에 자리 잡기까지 단 한시즌도 ‘주전’이라는 타이틀을 달지 못한 선수였다.

내야수로는 빼어난 여럿 선배들이 버티고 있었고, 타격에서는 간간히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확고한 믿음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선수가 그렇듯 ‘백업’으로 늘 덕아웃을 지켰던 자원이다.

그런 그가 올 시즌 묵혀둔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두산의 지명타자 자리를 꿰찬 뒤 138경기에서 타율 0.333, 26홈런, 108타점, 87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소위 ‘커리어하이’라 불린 정규 시즌. 프로 12년의 한 맺힌 세월을 단 한번에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이후 한국시리즈(KS) 무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한해 최고의 선수들에게만 주어진다는 골든글러브(GG)도 어느덧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다만, 경쟁자 중 높은 산이 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 4번타자 이대호(36)다.

이대호는 올해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 37홈런, 125타점, 81득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최주환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좋은 수치다. 더군다나 지명타자 부문은 순전히 타격 능력만으로 평가를 받는 자리다. 이대호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9일 ‘2018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만난 그는 이런 얘기에 대해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답은 ‘기대를 안 한다’였다. 최주환은 “이대호 선배께서 너무 좋은 기록을 남기셨다. 내가 받으면 그건 기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상식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생각한다. 사실 예전에 퓨처스리그 소속으로 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대륙간컵에 차출돼 시상식에 직접 가지 못했다”며 “올해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비시즌 준비에 대해서는 “10일부터 운동을 시작한다. 기둥을 잘 잡아놔야 할 필요가 있다”며 “겨우내 준비를 잘 해서 더욱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곁들였다.

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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