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 게 없는 문우람-이태양, 명예훼손과 후폭풍의 경계

입력 2018-12-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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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우람(왼쪽)-이태양. 스포츠동아DB

명예훼손과 승부조작 후폭풍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전 프로야구 선수 이태양(전 NC 다이노스)과 문우람(전 넥센 히어로즈)의 얘기다. 1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태양이 특정 선수의 실명을 거론하며 “브로커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고) 언급한 선수들인데, 왜 수사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밝힌 게 발단이었다.

이태양이 직접 문우람의 억울함을 풀고자 마련한 자리에서 나온 돌발 발언에 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갑자기 승부조작 의혹에 휩싸인 선수들은 하나같이 “황당하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미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경 대응한 정우람(한화 이글스)은 같은 날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이태양의 말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에는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된다. 2년 전(2016년) 실형(1년)을 선고받은 실제 승부조작 브로커 A가 이태양에게 접근하면서 언급했던 이름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다. 당시 A가 이태양을 유혹하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렸다고 하더라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의 유포는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실이 아닌 얘기를 했다면, 무조건 명예훼손죄를 적용할 수 있다.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소위 ‘잃을 게 없는’ 상황에서 모든 패를 꺼내는 모험을 감행했다. 사실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또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공익을 위한 실명 공개이고, 그게 사실이라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하지만 허위사실을 유포했을 경우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실명을 공개한 것은 다소 경솔했다”고 설명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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