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롯데 전준우의 다짐, “우린 결코 약팀 아니다”

입력 2019-01-1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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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준우. 스포츠동아DB

전준우(33·롯데 자이언츠)의 커리어하이는 어느 지점일까.

전준우는 2017년 110경기에서 타율 0.321, 18홈런, 69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정의하는 듯했지만, 지난해 전 경기(14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2, 33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20홈런 시즌도 없던 그는 두 계단을 동시에 넘어섰다. ‘호타준족 유망주’의 알을 비로소 깬 활약이었다.

시즌 종료 후 그토록 소원하던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전준우의 화려한 2018년이 마무리됐다. 전준우는 ‘해외 훈련 열풍’ 속에서 국내에 남아 개인훈련을 진행 중이다. 매년 해오던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144경기 체제에 맞는 체력 준비를 위해서는 트레이너와 함께 국내에서 몸을 만드는 게 낫다는 판단 하에 전준우는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2년 연속 커리어하이, 완성형 타자를 꿈꾼다

- 2017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는데, 2018년은 더 뛰어난 활약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수치가 나왔다(웃음).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다. 시즌 초 극심한 슬럼프부터 중후반 상승세까지…. 참 다사다난했다. 이제는 비로소 ‘내 것’이 생긴 것 같다.”

- 시즌 중반 인터뷰에서 ‘2018년은 뜬공 위주 타격 매커니즘을 정립하는 과정이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홈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33홈런을 때려냈다. 2019년에 대한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신인 때부터 장타 욕심은 있었지만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 고민이었다. 지난해 운 좋게 33홈런을 때려냈지만 만족할 수 없다. 35홈런, 40홈런 등 더 큰 욕심이 난다. 양상문 감독님께서 어떤 타순과 역할을 맡기실지는 모르겠지만, 상위 타선에 배치되더라도 장타에 대한 책임감은 있다.”

- 올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앞선 2년간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대박 계약’도 가능하다. 당장 올해부터 ‘예비 FA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도 있고.

“욕심이 아예 없다면 그건 당연히 거짓말이다. 하지만 개인 성적이 뛰어나다고 해서 무작정 거액을 받을 수도, 요구할 수도 없다. 결국은 팀 성적이 동반돼야 한다. ‘야구 잘하는 전준우’보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보탬이 되는 전준우’의 가치가 더 높지 않겠나.”

● 이름 앞 ‘자이언츠’의 의미를 깨닫다

2008년 2차 2라운드로 유니폼을 입은 전준우는 올해로 12년차가 됐다. 2010년부터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지만 정작 전준우가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건 4시즌뿐이다.

그나마도 2011~2012년 플레이오프가 가장 높은 무대였다. 포스트시즌 통산 24경기 타율 0.358, 4홈런, 11타점으로 강했지만 정작 이를 보여줄 기회가 적었던 것.

전준우의 2019년 시선은 가을야구에 맞춰져 있다. 또 한 번 커리어하이 시즌을 경신하더라도 팀 성적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퇴색된다는 전준우다.

- 이제는 중고참이 됐다. 초년병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2018년 좋은 성적을 내고도 만족하지 못했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다. 예전에는 선배들이 ‘내가 부진해도 팀이 승리하면 그걸로 됐다’고 말하는 게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제는 그 말의 의미를 알 것 같다. 한두 경기 부진해도 팀이 이긴다면 그만큼 타격감을 끌어올릴 기회가 많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는 팬들에게 면목이 없는 시즌이었다.”

- 롯데 입단 당시 2군 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양상문 감독이 올 시즌 앞두고 부임했다.

“동갑내기 (강)민호, (장)원준이는 ‘아버지’라고 부르는 분이다. 그들과 달리 난 대졸이라 2군에서만 뵀는데, 굉장히 잘 챙겨주셨던 기억이 난다. 긴 시간이 지난 뒤 만났기 때문에 서로 어색함도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좋은 시너지로 이어질 것이다.”

- 올 시즌부터 2살 어린 손아섭이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올 시즌 종료 후 FA가 되기 때문에 감독님이 배려해주신 것 같다(웃음). 지난해까지 (이)대호 형이 주장일 때는 워낙 중심을 잘 잡아줬다. 따라가는 입장이었다. 아섭이가 주장을 맡았으니 조금 더 도와줄 부분이 많아질 것 같다. 아섭이가 워낙 책임감이 강하지 않나. 말 못할 고충도 있을 것이다. 아섭이가 덜 신경 쓰게끔 도와줘야 한다.”

- 2008년 입단 후 올해로 12년차다. 아직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아섭이가 입버릇처럼 ‘한국시리즈가 욕심난다’고 말하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냉정히 평가해도 우리 팀 구성이 나쁘지 않다. 결코 약팀이 아니다. 물론 이름값으로 야구하는 건 아니지만 무게감 있는 선수들이 많다. 성적을 낼만한 멤버다. 올해 무조건 한국시리즈에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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