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맞수] 박민우VS양의지 1.8초의 전쟁

입력 2017-10-17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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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민우-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플레이오프(PO)같은 큰 경기에서 기동력은 더 강력한 전략자산이 된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타격은 초특급 타자라고 해도 확률 30~40%의 게임이다. 에이스 투수들이 총 출동하는 가을야구에서 집중 견제를 받는 중심타자들은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포스트시즌(PS)에선 경기 초반 1점의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에 각 팀 테이블세터의 주루 능력이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도루 뿐 아니라 상대 실책과 포수의 포구 실수 등 작은 균열을 노려 발로 만드는 점수는 상대 팀 입장에선 홈런보다도 더 뼈아프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분위기를 일순간에 넘겨주기도 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NC와의 PO를 앞두고 가장 경계하는 타자로 박민우(24)를 꼽은 이유다. 박민우의 가장 큰 강점은 타격 능력이 매우 뛰어나 스스로 출루해 많은 찬스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타율 0.363, 출루율 0.441을 기록했다.

박민우는 2014년 50도루를 기록한 적도 있지만 올 시즌 도루는 11개뿐이다. 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본인까지 도루를 최대한 자제한 결과다. 이는 허벅지 근육통 부상의 재발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가을 무대에서는 봉인이 해제됐다. 박민우는 빠른 주력 뿐 아니라 순간적인 상황 판단 능력 또한 빼어나 언제든지 빈틈을 노리고 뛸 수 있다.

박민우가 날카로운 창이라면 두산에는 리그 최고의 방패 양의지(30)가 있다. 투수가 슬라이드 스텝으로 공을 던질 때 1.2초 내외로 공이 미트에 도달한다. 박민우 같은 최정상급 주자는 1루에서 2루까지 뛰는데 3.2초 안팎이 필요하다. 포수가 공을 받아 2루 송구까지 2초 이상이 걸리면 세이프 될 확률이 높다. 유격수나 2루수가 공을 받아 태그아웃 시키는 동작도 필요하다. 최정상급 포수는 1.8초 안팎의 송구시간으로 2루에서 주자를 잡아낸다. 양의지는 KIA 김민식에 이어 송구 동작이 가장 간결하고 빠른 포수로 꼽힌다.

포수의 송구 능력 및 주자의 타이밍을 뺏는 전장은 꼭 2루 뿐만이 아니다. 1루 역시 격전지다. 만약 박민우가 출루할 경우 최대한 리드 폭을 넓히며 스킵 동작을 시도하는데 포수가 이 타이밍을 뺏고 투수에게 사인 혹은 직접 견제하며 최대한 묶어야 한다. 이 부분 역시 양의지는 리그 정상급 능력을 갖추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박민우는 양의지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시리즈 내내 NC 돌격대장 박민우와 두산 안방마님 양의지의 불꽃 튀는 대결이 시리즈 전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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