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리포트] 여농 단일팀의 화학적 결합과 박지수

입력 2018-08-20 17: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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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 농구대표팀 이문규 감독. 사진제공|WKBL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을 이끌고 있는 이문규 감독은 지난 17일 A조 조별리그 대만과의 2차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85-87로 패한 뒤 선수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그리고 “우리 모두 최고의 선수들 아닌가. 너희들이 최고다”고 말했다.

농구는 공격과 수비 모두 조직력이 매우 중요한 종목이다. 서로 약속한 패턴에 맞춰 효율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 단일팀의 가장 큰 숙제는 ‘화학적 결합’이다. 이문규 감독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북측 장미경을 포인트 가드로 기용하며 남측 강이슬, 박하나 등 슈터들의 외곽 슛 찬스를 살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자농구 단일팀은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농구장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인도에 104-54로 대승을 거두고 2승1패를 마크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장미경의 활약이다. 이날 11득점과 함께 어시스트 8개로 활발한 공격을 이끌었다. 역시 돋보인 부분은 스피드다. 어시스트와 함께 스틸 5개로 인도 공격의 흐름을 고비 때마다 끊었다.

경기 후 장미경은 남측 취재진과 만났다. 쑥스러운 미소와 함께 “만족하진 않습니다”고 소감을 말한 뒤 ‘관중들이 코리아를 외치며 열심히 응원했다’는 말에 “전 인민들의 응원을 받으니 힘이 날 수 밖에 없다.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남측 선수들과 호흡에 대해서는 “어느 선수 누구 한명이라고 말할 것 없이 모두 잘 맞는다. 점점 더 잘 맞추고 있다. 농구용어의 차이도 이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문규 감독은 “장미경은 그동안 혼자 만들어가는 농구에 익숙했다. 어스시트가 주는 재미를 배우고 있다. 스피드가 좋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선수들과 더 호흡을 잘 맞춰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박지수. 사진제공|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그러나 단일팀은 또 한번 전술적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WNBA에서 활약한 장신 센터 박지수가 곧 합류할 전망이다. 전체 엔트리 12명 중 3명이 북측 선수인 단일팀은 나머지 한 자리를 박지수 몫으로 남겨놓고 현재 11명이 뛰고 있다.

박지수는 전력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술적으로는 많은 숙제가 생긴다. 이감독은 “아직 공식적으로 박지수의 합류 여부를 통보받지 않았다. 오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시차적응, 피로회복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언제 경기에 투입 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아울러 “사실 박지수 선수가 없는 상태에서 여러 가지를 맞춰왔다. 외곽 슛 찬스를 만드는 패턴도 훈련을 열심히 했다. 박지수가 오면 몇 가지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대회 중 전술에 변화를 줘야하는 어려움을 내비쳤다.

이날 단일팀의 경기는 관중석 절반 이상을 코리아 응원단이 차지해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이낙연 국무총리,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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