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강혜정 “하루 키우다보니 경력 단절, 콩나물밥집 하려 했다”

입력 2018-01-27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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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강혜정 “하루 키우다보니 경력 단절, 콩나물밥집 하려 했다”

결혼 후, 강혜정에겐 ‘올드보이’ ‘동막골’이라는 수식어보다는 ‘타블로 아내’ ‘하루 엄마’라는 애칭이 더 익숙하게 따라왔다. 작품 활동이 왕성했던 이전과 달리 육아를 병행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강혜정을 드문드문 볼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경력 단절. 그랬던 강혜정이 KBS2 드라마 ‘저글러스: 비서들’에서 15년차 주부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왕정애 역을 맡아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만났다.

강혜정은 “경력 단절, 당연히 느꼈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매년 8월 정도만 되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가을을 먼저 타는 편인가 싶었어요. 나는 충분히 휴가를 취했는데 8월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름휴가를 떠나잖아요. 뭔가... 저만 계속 월차를 쓰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정신이 없기 때문에 경력 단절에 대해 깊이 생각할 여유가 많지도 않았죠. 사회적으로 하는 일이 없으니까 뭐라도 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어떤 주부는 레몬차라도 팔아보려고 한다는데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어요. 연기 외적으로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죠. ‘콩나물밥 식당을 해볼까’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제 어머니가 콩나물밥을 정말 맛있게 잘 하시거든요. 삼겹살과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웃음)”


타블로의 아내, 하루 엄마로 비추어지면서 업계 관계자들도 ‘강혜정이 가정에만 충실하려나봐’라며 지레짐작했다. 그는 오해임을 밝히며 “‘저글러스’를 시작으로 사회생활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솔직히 그동안 섭외가 많이 들어오진 않았어요. 그냥 ‘일 안하고 아이만 키우나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셨더라고요. 심지어 관계자가 아닌 지인들 조차도요. ‘저글러스’가 제 사회 생활 이음새로 작용하면 좋겠어요. 가족들이 응원해주지 않는데 저 혼자 좋다고 활동하면 이기적인 것이잖아요. 하지만 남편 타블로가 도와주고 있어요.”

강혜정에 따르면 타블로는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열혈 팬이었다. 일일드라마가 되길 바랄 정도였고 강혜정은 “그래서 더 잘해내고 싶었다”고 에너지의 원동력을 이야기했다.

“타블로와 하루가 응원해주니까 그 어떤 비평보다도 저를 더 열심히 연기하게 만들더라고요. 하루는 대사를 따라했어요. 저한테 계속 ‘저 명함 나왔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저를 놀리는 줄 알았는데 그 아이에게 그 대사가 인상적이었나봐요. 이제는 하루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내 아이가 좋아하는 작품에 더 애착이 가요. 엄마 입장에서 잘 보이고 싶은 딸입니다.”


촬영 내내 낮과 밤이 바뀌어 지냈지만 강혜정은 매순간 신나있었다. 그는 “오랜만에 느낀 나 혼자만 가질 수 있는 기분이었다. 오히려 나에게 연기활동은 휴식”이라며 “일하면서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제공됐다. 다시 일을 하고 있다는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활발한 활동을 다짐했다.

“남편이 활동시기가 겹치지 않고 배턴터치가 가능한 선에서 작품 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요. 차기작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희한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죠. 사실 로맨스도 (웃음) 예를 들어 ‘태양의 후예’를 보면서 ‘유시진 너무 멋있어’라고 말하지만 막상 제가 상대 배우가 돼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오그라들거든요. 저는 행복하겠지만 시청자들이 낯설어 할 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개인적인 취향으로 달콤한 로맨스보다는, 센 에피소드가 있는 오히려 격정멜로! 어떤 가요? (웃음)”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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