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조보아 “재발견이요? 처음 듣는 평가 감사”

입력 2018-08-14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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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도전이 늘 좋은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말했듯이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법이다. 이에 배우 조보아의 도전정신만큼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정글에서 혹은 골목에 숨은 식당에서 그는 계속 경험하고 성장한다.

그리고 조보아는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서도 채시라, 정웅인, 이성재 등 쟁쟁한 선배들 앞에서도 매회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는 이 작품에서 의도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됐지만 점차 모성애를 키워가는 정효 역을 맡았다. ‘이별이 떠났다’의 가장 큰 수확이자 반전이 된 것.

“큰 숙제를 하나 마무리 한 느낌이에요. 그 숙제에 대한 점수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은 제 몫은 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은 있어요. 하지만 임신이라는 소재를 다룬 것이다 보니 그걸 표현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고 그 부분이 조금 아쉽네요.”

조보아에게 있어 이 작품은 앞서 언급된 것처럼 큰 숙제였다. 소위 ‘속도위반’으로 임신을 하게 된 여대생,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은 예비 시어머니에게 다가가는 것도 조보아의 역할이었다. 대배우라고 불러야 마땅한 채시라의 상대역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조보아의 부담은 짐작이 간다.

“처음에는 분명히 긴장한 채로 시작을 했어요. 하지만 정작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는 상대 배우가 긴장하지 않을수 있도록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죠. 그게 선배의 힘이라고 생각했어요. 채시라 선배와 함께 할 때도 절대 긴장이 되어 실수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조보아는 ‘이별이 떠났다’ 종영 후 자신에게 쏟아지는 호평에 “선배들이 함께 만들어주신 캐릭터”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채시라와의 호흡에 대해 “작품이 끝난 지금 고부관계가 아니라 남녀가 연애하는 내용의 드라마를 찍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보아가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 남아 있었다. 바로 임신과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는 모성애를 정효를 통해 표현해야 했던 것.

“후반부에 나오는 임신 중독증 연기를 할 때는 전문의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자료도 많이 찾아봤고요. 하지만 증상만 나올 뿐 그런 모습들이 영상으로는 나와 있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임신 중독증이 걸릴 때 느낄 수 있는 고통들만 표현했어요. 예를 들면 간이 아파 옆구리를 만진다든가 시야가 흐려지고 머리에 통증을 느끼는 그런 것들이요.”

“모성애를 표현하는 부분은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이어서 얼마나 큰 감정인지를 몰랐어요. 그런데 초반에 정효가 초음파 사진을 보고 심장 소리를 듣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저는 그 때 큰 감정의 동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제가 누워 연기를 하는데도 심장소리를 들을 때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때 생명의 존재를 확실하게 인지했어요. 아마 정효도 그렇지 않았을까요?”

누군가는 ‘이별이 떠났다’를 힐링 드라마라고 평하고 어떤 이는 불편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꾸준히 봐온 이라면 배우 조보아의 눈부신 성장에는 다른 의견이 있을 리 없다. ‘조보아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처음 듣는 말이라 기분 좋아요. 이제라도 발견해 주셔서 감사하죠. (웃음) 사실 다음 작품이 이렇게 좋은 평가를 듣는다면 조금 부담이 클 것 같아요. 이번 정효는 여러 선배님들이 도와주신 부분이 잘 맞아떨어진 건데 그 분들 없이 이만큼의 호평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도 돼요. 정말 이번 촬영 현장은 제가 수업료를 내야 할 만큼 말 그래도 배움터였어요.”

이제 모든 숙제를 끝낸 지금, 여전히 조보아는 앞만 바라보고 있다. 그는 “인터뷰 일정이 끝나고 휴식이 주어지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여행도 가고 싶고 책도 읽고 싶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도 만나야 한다”며 속사포 같은 대답을 쏟아냈다.

“그래도 제 성격상 아마 오래 쉬지는 못할걸요? 그리고 길게 쉬고 싶지도 않아요. 작품만 있다면 무조건 ‘내가 할래’라고 하는 스타일이어서요. 지금은 조금 더 많은 연기를 하면서 제 안을 꽉꽉 채워 넣고 싶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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