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봇물의 중심에 낭만이 서린 도시 타이완

입력 2015-01-15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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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떨어지는 청량한 빗소리가 신금을 울리는 날 목젖을 데우는 따끈한 차 한 잔은 옛사랑에 그리움을 더하고… 낭만에 흠뻑 취해 목 놓아 울 줄 아는 자들은 눈부신 풍경을 제 집 삼아 비오는 창가에 기대었다. 사람들이 오고 가는 촉촉한 거리, 비가 내려 더욱 좋은 타이완에서 이제는 아련해진 케케 묵은 보석 같은 추억을 되찾다.》


비 내리는 오후 지우펀을 찾다
비는 사람을 센티멘털하게 만드는 묘한 버릇이 있다. 더불어 지난 추억을 더욱 선명하게 하는 재주까지도…. 지우펀은 멋있다. 그러나 카메라에 담긴 지우펀은 멋스럽다. 더욱이 비 내리는 지우펀 거리는 더욱 그러하다. 지우펀을 소개하는데 대뜸 ‘비’이야기로 시작하는 연유는 지우펀의 우기가 거두절미하고 딱 반년(매년 9월~ 다음해 3월) 동안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는 섬 전체를 병풍처럼 에워싼 굽이친 산맥들이 타이완 지형을 전형적인 분지 형태로 만든 것에 기인하는데, 오락가락 궂은 날씨를 감기 달 듯 달고 사는 지우펀의 모습은 고풍스런 찻집들과 더불어 지나가는 여행객의 발길을 붙잡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카메라에 담긴 지우펀(九)
타이베이에서 남동쪽으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지우펀은 영화 및 CF 감독들이 욕심내는 대표적인 촬영지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이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빼어난 절경과 옛 건물의 고즈넉한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곳’이라는 관광객들의 찬사가 그 이유를 뒷받침하는데, 지우펀이 카메라 렌즈에 처음으로 잡힌 것은 근현대사의 역사를 그린 영화 <비정성시>가 그 계기가 되었다. 드라마 <온에어>에서도 이곳의 경치를 만나볼 수 있으니 작은 광산마을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제법 무한대인 듯하다. 여전히 각종 CF 현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지우펀은 언덕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골목과 아기자기하게 즐비한 찻집 등과 어울려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지우펀’s history

1920~1930년 사이 채광산업에 종사하던 마을 사람들이 이곳으로 조달되던 생활물자 등을 가구 수대로 9개씩 나누어 썼다는 데에서 유래된 명칭 ‘지우펀’. 한자를 풀어보니 역시 ‘아홉 개로 나누다’ 정도로 해석된다. 사이좋게 나눠 쓰던 옛 정서를 그대로 물려받은 탓일까. 관광객들을 대하는 현지인들의 얼굴은 관광명소에서 흔히 있음직한 상업성 짙은 사람들의 모습보다는 순박한 시골 사람의 정취로 친숙하게 다가왔다. 급경사면에 펼쳐진 멋진 경관과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지우펀을 둘러보고 있자니 멀리 붉은색이 감도는 구리 섞인 계곡이 눈을 사로잡는다. 이것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 후 최대의 금광 채굴로 번영을 누렸던 지우펀의 시대상. 현재 인구 4,000명 정도가 밀집되어 있어 ‘옹기종기’란 말이 더욱 잘 어울리는 지우펀은 19세기 말 금광이 발견되면서부터 그야말로 역대의 불야성을 이룬다. 더욱이 3교대로 채굴이 진행되던 지우펀 광부들을 위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한 상점들은 현재에 이르러 고풍스런 느낌이 맴도는 서양풍 찻집으로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정리=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자료제공: 모두투어(www.modetour.com, 1544-5252)
대만관광청(02-732-2357, www.tourtaiw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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