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이관희 퇴장 소동…거칠어진 챔프전

입력 2017-04-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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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을 밀친 이관희. 사진제공|KBL

수비때 이정현이 밀어넘어뜨리자 이관희 보복
심판진, 벤치구역 이탈자 테크니컬 파울 놓쳐


KGC-삼성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두 팀 선수들간의 거친 몸싸움과 신경전이다. 테크니컬 파울이 어떤 상황에서 나오느냐가 승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두 팀 선수들은 만나기만 하면 충돌한다. 우려했던 상황이 23일 안양체육관에서 벌어진 챔프 2차전에서 나왔다.

1쿼터 종료 5분12초를 남기고 KGC 이정현(30·191cm)이 공격을 시도했다. 그의 마크맨 삼성 이관희(29·190cm)는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이정현에게 몸을 바짝 붙였다. 그런 상황에서 이정현이 개인돌파를 시도했고, 심판은 휘슬을 불었다. 수비자 파울을 선언하는 듯했다. 그 순간 이정현이 왼팔로 이관희를 밀어 넘어뜨렸다. 흥분한 이관희는 일어나자마자 이정현을 똑같이 팔로 강하게 밀었다. 이어 양쪽 벤치의 일부 선수가 코트 안으로 들어오는 등 긴박한 상황이 전개되는 듯 했지만, 다행히 더 크게 번지진 않았다.

사진제공|KBL


심판들은 곧바로 비디오판독을 거쳐 이정현과 이관희에게 더블파울을 선언했다. 이정현에게는 언스포츠맨라이크(U) 파울을 부과했고, 보복행위를 한 이관희에게는 퇴장을 명했다. KGC가 이관희의 퇴장 파울로 자유투 2개를 시도하면서 경기가 속개됐다.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여기서 심판들이 간과한 몇 가지가 있었다.

양쪽 벤치에서 나온 선수들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지 않았다.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을 보면 코트 안에서 싸움이 벌어졌을 때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들이 코트 안으로 들어오면 징계를 받도록 돼 있다. 심판들은 이를 놓쳤다. 또 싸움이 일어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어도 벤치에서 코트 안으로 들어온 선수들은 ‘벤치구역이탈’에 따른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어야 했다. 이에 대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정현에게 부과된 U파울 역시 1쿼터가 아닌 하프타임에 정정된 결과였다. 2쿼터까지 기록에는 이정현에게 일반 파울만 부과됐다.

삼성 이관희-라틀리프. 사진제공|KBL


양 팀 선수들이 워낙 치열하게 맞붙어 챔프 1차전부터 부상자가 나오고 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다치는 선수들이 발생했다. 삼성 김준일(25·201cm)은 1차전에서 상대에게 맞아 눈 아래가 부었다. 그렇기에 심판들의 역할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챔프 3차전(26일)까지 이틀을 쉬는 동안 KBL 경기본부가 이번 일에 대해 추가적으로 어떤 해석과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안양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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