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손흥민 윙백’ 포체티노의 무리수

입력 2017-04-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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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FA컵 첼시전 실험 기용…2-4 패배 자초
현지 언론도 포체티노 전술적 실패 비판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선 23일(한국시간) 첼시-토트넘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FA컵 4강전이 펼쳐졌다. 토트넘 손흥민(25)은 평소 자신의 포지션인 2선 공격수가 아닌 왼쪽 윙백으로 선발출전해 후반 23분 교체될 때까지 공격 포인트 없이 약 68분간 활약했다.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서 뛴 탓인지 손흥민은 1-1로 맞선 전반 42분 빅터 모제스에게 태클을 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결국 토트넘은 2-4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4경기 연속골 행진을 벌여온 손흥민도 한국선수의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 도전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차범근(64) 전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1985∼1986시즌 뽑은 19골과 동률을 이루고 있는 손흥민은 이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남은 6경기에서 신기록을 노리게 됐다.

이날 현지 취재진은 손흥민의 생소한 포지션 기용에 대해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한 기자는 통신원에게 다가와 “손흥민이 (한국에서) 한 번이라도 이 포지션(윙백)을 소화한 적이 있나”라고 물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BBC 패널로 출연한 전 첼시 미드필더 프랭크 램파드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을 윙백으로 활용한 것에 대해 전술적 실패이자, 패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램파드는 “나는 공격적인 선수가 수비에 쓰이는 것을 평소에도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 손흥민을 윙백에 둔 것은 맞지 않았다. 손흥민이 (모제스에게) 왜 그런 태클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손흥민은 제대로 된 수비수가 아니고, 오늘 그것이 보였다. 포체티노가 실수했다. 손흥민은 그렇게 깊은 포지션에 쓰면 안 된다”고 포체티노 감독을 비판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아쉬운 표정으로 별도의 인터뷰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포체티노 감독은 “우선 첼시에 축하를 전한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이제 리그에서 그들을 잡는 것이다. 아쉽지만 때로는 이런 결과도 축구의 일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패배는 설명하기 어렵다. 우리가 더 우세했지만, 첼시가 더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5개의 유효슛에서 그들은 4골을 넣고, 우리는 2골밖에 못 넣었다. 페널티킥도 반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런던 | 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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