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큰’ 정현, 페더러 상대로 잘 싸웠지만…

입력 2018-03-16 14:2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훌쩍 큰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2·한국체대·세계랭킹 26위)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1위)와 잘 싸웠지만 아쉽게 벽을 넘지는 못했다. 지난 1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였던 호주 오픈 4강에서 발바닥 부상으로 경기 도중 페더러에게 기권패했던 정현은 리턴매치에서 설욕을 다짐했지만 아직까지 ‘테니스 황제’를 넘기에는 기량이 부족했다.

정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단식 8강에서 페더러에게 0-2(5-7 1-6)로 패했다.

발바닥 부상을 완전히 털어낸 뒤 복귀전이었던 2월 말 델레이비치 오픈부터 멕시코 오픈, 이번 대회까지 연달아 8강에 진출하며 한 계단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인 정현은 1세트 게임 스코어 0-3으로 끌려가다가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3까지 침착하게 따라붙는가 하면, 페더러의 서브게임에서 4차례나 듀스로 끌고 가는 등 호주오픈 맞대결 때와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페더러의 벽은 견고했다. 페더러는 고비마다 서브에이스를 터뜨렸다. 이날 정현이 서브에이스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반면 페더러는 12개의 서브에이스를 올렸다. 정현의 첫 서브 정확도는 52%로, 67%를 기록한 페데러에 크게 뒤졌다. 또 페더러는 네트플레이와 베이스라인 공격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베테랑의 면모를 한껏 뽐냈다.

패하긴 했지만 정현은 ATP 투어 대회 등급 중 4대 메이저대회 다음으로 높은 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에서 처음으로 8강까지 오르며 랭킹 포인트 180점을 확보했다.

페더러는 정현을 꺾고 4강에 진출하면서 대회 2연패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2004~2006년, 2012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는 개인 통산 6번째 이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페더러는 4강에서 세계랭킹 49위 보르나 초리치(22·크로아티아)와 맞붙는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