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킹’ 김영권, 벤투호에 유쾌한 기억 되새긴다

입력 2018-11-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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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들이 대거 불참하고, 변화가 불가피한 축구대표팀의 수비리더는 김영권이다. 아픔을 털어내고 믿음직스런 중앙수비수로 다시 자리매김한 그는 호주 원정에서도 유쾌한 추억을 만들 참이다. 스포츠동아DB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베테랑 중앙수비수 김영권(28·광저우 에버그란데)은 가장 뜨거운 2018년을 보내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운 오리새끼’ 신세였지만 수개월 사이 입지와 위상이 달라졌다. 2018러시아월드컵을 통해 가장 믿음직스럽고 듬직한 리더로 떠올랐다. 특히 대표팀이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꺾을 당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면서 국민 영웅의 반열에 올랐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상대 공격수의 드리블 돌파에 맥없이 허물어져 ‘자동문’이란 창피한 닉네임을 얻은 김영권은 겸손함과 낮은 자세로 임한 또 한 번의 월드컵을 통해 길고 길었던 악몽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김영권의 자리는 단단하다. 대단한 변수가 없는 한, 그의 역할은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남미(칠레, 우루과이)~북중미(코스타리카, 파나마) 국가들을 상대한 9·10월 4차례 A매치 시리즈도 전부 소화했다. 호주(17일)~우즈베키스탄(20일·이상 호주 브리즈번)으로 이어질 11월 A매치 2연전 출격도 확실시 된다.
그러나 이전과는 또 다른 기류다. 대표팀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얻은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 조작으로 국가대표 자격이 영구 박탈된 장현수(27·FC도쿄)의 이름이 대표팀에서 지워진 여파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김영권. 스포츠동아DB


벤투 감독은 호주 원정을 활용해 새 조합을 찾아야 한다. 1~2기 벤투호에서는 김영권과 장현수가 포백 수비라인의 중심축을 이뤘다. 파트너 후보는 K리그1 챔피언 전북 현대 김민재(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챙긴 가시마 앤틀러스 정승현(24), 중국 슈퍼리그에서 꾸준한 실력을 발휘한 톈진 취안젠 권경원(26) 등이 있다.

출범 이후 꾸준히 출전시간을 보장받은 만큼 김영권은 누구보다 벤투 감독의 축구철학을 잘 파악하고 있다. 전방위적인 압박 플레이와 후방 빌드-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 정우영(29·알 사드),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 등 베테랑들이 대거 제외된 대표팀에 가장 큰 힘을 실어줄 선수다.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의 소중한 A매치 시리즈를 호주 원정으로 잡은 배경이 있다.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최될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대표팀은 낯선 땅, 낯선 환경에서 아시아권 강호들을 상대하며 ‘승리DNA‘를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김영권은 호주에 대한 기억이 좋다. 2015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을 브리즈번에서 펼쳤다. 개최국 호주를 상대로 풀타임을 소화했고 1-0 승리에 일조했다. 대회 8강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을 만났는데, 120분 연장혈투를 뛰었고 결승에서 다시 호주를 만나 120분 연장접전을 반복했다. 4년 뒤 카타르월드컵 16강의 출발선에 선 김영권에게 ‘약속의 땅’ 호주는 어떤 감정으로 다가올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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