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믹스 “우리는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쁜 ‘실물깡패’”

입력 2017-01-05 17: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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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 사진=차이코엔터테인먼트

K팝의 영역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넓어지면서, 국내 그룹에 외국인 멤버가 속해있는 것도 흔한 일이 되었다.

믹스(MIXX) 역시 외국인 멤버가 소속된 걸그룹이지만, 그중에서 믹스는 ‘흔하지 않은 그룹’이다. 멤버 중 한나와 리야, 아리가 중국 출신이고 희유와 미아가 한국 출신으로, 과반수이상이 외국인 멤버로 구성된 그룹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국내에서 활동 중인 해외 출신 아이돌 멤버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한 그룹에서 외국인 멤버가 과반수를 넘는 것은 분명 보기 드문 광경이다. (심지어 데뷔당시 믹스는 4인조로 활동해, 4명중 3명이 중국인 멤버였다)

또 ‘드물다’는 건 호기심을 갖게 하기에 좋은 이유가 된다. 더군다나 믹스는 걸그룹치고는 보기 드문 블랙뮤직에 음악적 기반을 두고 독특한 음악성을 들려주고 있어,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여담으로 멤버들의 이름인 한나, 리야, 아리, 미아는 ‘리한나’, ‘알리야’, ‘아리아나 그란데’, ‘M.I.A’에서 따온 것이다. 희유는 자신의 이름과 롤모델인 아이유를 조합한 것이다)

5일 자정 신곡 ‘사랑은 갑자기’를 발표하고 두 번째 활동에 나선 믹스에게 그룹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한나, 사진=차이코엔터테인먼트


일단 이번 활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멤버 교체이다. 믹스의 데뷔 멤버이자 당시 유일한 한국인 멤버였던 혜니는 건강상의 문제로 팀을 나가고, 대신 희유와 미아가 합류해 5인조로 팀을 재정비했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희유와 미아의 얼굴이 낯이 익을 수도 있다. 희유는 Mnet ‘모모랜드를 찾아서’에서 모모랜드의 후보로 출연했며, 미아 역시 유성은x키썸의 ‘질투’와 송유빈의 ‘뼛속까지 너야’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희유는 “(믹스에 합류한지)난 두 달 정도 됐고, 미아는 한 달 정도 됐다. 우리가 연습생 기간이 오래됐고 성격이 잘맞아 급속도로 친해졌다. 모모랜드에서 탈락해서 슬퍼할 뻔했는데, 슬플 시간도 없이 믹스에 합류를 한 것 같다”라고 말했고, 미아는 “새로 합류하게 됐는데, 나와 희유 언니가 연습생 생활이 길었다. 난 5년 정도 연습생으로 지냈다.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나고 연습생같기도 하고 그런다. 초심 잃지 않고 노력해야겠다. 걱정도 많이 되고 부담도 된다. 그만큼 설렘도 있고 뿌듯하고 좋다”라고 믹스의 합류 소감을 밝혔다.

아직 믹스에 합류한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희유와 미아 모두 오랜 연습생 생활을 보낸 만큼 호흡을 맞추는 데는 크게 힘이 들지 않았다.

다섯 명의 호흡이 잘 맞는지 묻자 믹스의 다섯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호흡은 잘 맞는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희유는 “솔직히 소통이 잘 안될까 걱정했는데, 단합이 잘된다. 다섯 명이 다 뭉쳐있는 경우가 많다”라며 “멤버가 다 중국인이라 소통하기 힘들거나 많이 다르지 않을까 했는데, 아리가 한국말을 잘해서 통역역할을 잘한다. 또 중국은 존댓말이 없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래서 동생들이 더 조심하고 더 예의 있게 행동한다”라고 함께 지내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아리, 사진=차이코엔터테인먼트


실제 중국인 3인방 중 가장 능숙하게 한국어를 구사한 아리는 “중국에서 한국어 책을 사서 공부했었다. 예능이나 TV도 많이 보고, 회사에서 한국어 수업을 받았다. 2~3개월 동안 한국어를 배웠다. 평소 대화로 많이 배운다”라고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애초에 말도 통하지 않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국에서 데뷔를 하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궁금해졌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일단 이들 3인은 모두 K팝 팬이었다.

아리는 “원래 K팝쪽에 관심이 많았다. 어려서부터 (한국에서 데뷔하는)꿈이 현실이 돼 신기하다. 무대 위에서 서 있는 느낌이 정말 좋고 꿈같다. 난 F(x)와 보아를 보고 꿈을 키웠다”라고 말했다.

리야도 “소녀시대를 좋아한다. 우리 데뷔할 때 소녀시대 티파니 선배님이 솔로로 데뷔했다. 소녀시대 선배님하고 같이 무대에 서는 게 꿈이었는데 하나가 이뤄져 기분이 정말 좋다”라고 K팝 팬임을 밝혔다.

한나는 조금 더 현실적인 계기로 한국행을 택했다. 한나는 “중국에는 그런 무대 기회가 많이 없다. 데뷔해서 무대에 서고 싶었는데, 진짜 무대를 하게 돼 기쁘다. 생각도 못하던 일을 진짜 하고 있구나 싶었다. 더 열심히 해서 더 예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한국 가수 중에는 솔로가수를 좋아한다. 배수정을 좋아한다”라고 덧붙였다.

본인들이야 꿈을 찾아왔다고 하지만, 가족들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다. 혹시 부모님의 반대가 없었냐고 물으니 아리는 “어느 날 보아의 ‘Only One’을 보는데 정말 멋있었다. 그래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넘어가는 기간이었는데 어머니는 계속 학교를 다니라고 했다. 그래도 진짜 하고 싶어서 설득을 했다. 다행히 아빠는 그냥 ‘(해도)괜찮다’고 하더라”라고 어머니의 반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리야, 사진=차이코엔터테인먼트


반면 나머지 두 멤버의 부모님은 쿨했다. 한나는 “부모님은 ‘너는 그냥 하고 싶은 거 해라’ 그런 식이었다. 갈등은 없었다”라고 말했고, 리야도 “가도 좋고, 안가도 좋다는 식이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한국에서의 데뷔를 두고 가족들의 반응은 ‘쿨’했지만, 친구들의 반응은 ‘핫’했다.

아리와 한나는 “(데뷔를 하고 나니)원래 연락 잘 안하던 친구한테도 연락이 오더라. 신기하다고 어떻게 데뷔했냐고 물어본다”라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고 이들이 벌써부터 ‘성공했다’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아리는 “아직 성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꿈을 하나 이루고 한 계단 올라선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를 듣던 리야는 “솔직히 (친구들에게 연락이 오니)조금 기분 좋다”라고 털어놓아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믹스에 대한 관심은 꼭 친구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아직 데뷔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인이지만, 팀 내 중국인 멤버가 더 많은 덕분에 중국 현지에도 꽤나 많은 팬들이 생겨나고 있다.

아리는 “한국에서 데뷔 후 2주간 활동하고 중국에서 잠깐 활동을 했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신곡을 연습했다”며 “한국보다는 중국에서 인기가 더 많은 것 같다. 일단 팬이 더 많다”라고 말했다.

희유, 사진=차이코엔터테인먼트


또 희유도 “한국보다 중국에서 활동을 더 많이 했다. 무대뿐만 아니라 웹드라마도 촬영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에서 10대를 위주로 K팝 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도 믹스에게는 호재다.

중국현지에서 인기 있는 K팝그룹이 누구인지 묻자 아리와 리야는 엑소, 빅뱅,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익숙한 이름들을 꺼냈고, 이를 듣던 한나는 “그리고 믹스”라고 덧붙이며 리더다운 재치와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이어 이들은 “한국에서 인기 있는 그룹은 대부분 요즘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다. 주로 학생층, 10대 들이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한한령이 점점 누그러질 조짐이 보이고 있는 현재, 한국과 중국시장을 주무대로 하는 믹스를 둘러싼 주변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은 셈이다.

당연히 믹스는 이 기회를 붙잡기 위해 좋은 음악과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5일 각 음원 사이트에 발매된 ‘사랑은 갑자기’는 믹스가 데뷔 때부터 표방한 ‘멜로 R&B’의 연장선으로, 걸그룹의 상큼함과 R&B 특유의 끈적함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묘한 곡이다.

미아, 사진=차이코엔터테인먼트


아리는 “이번 활동은 색깔이 더 다양해졌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밝아졌다”라고 말했고, 희유는 “‘사랑은 갑자기’라는 곡은 사랑을 모르는 소녀들에게 사랑이 찾아왔다는 내용이다. 저번 곡보다 밝고 명랑하다. R&B와 힙합을 기반으로 음악을 하는데, 나이에 맞는 소녀스러움과 힙합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이런 장르를 하는 걸그룹이 국내에 많지 않다. 흑인음악을 추구한다”라고 믹스의 음악적 차별화 포인트를 알렸다.

여기에 더해 믹스의 음악을 알리고, 팬들의 시선을 끌어 모을 멤버 개개인의 매력도 뛰어나다.

개개인의 특기와 매력을 말해달라고 하자 리야는 “남자 춤을 잘 춘다. 작곡, 작사도 가능하다”라고 실력적인 면모를 과시했고, 아리는 “어려서는 무용을 많이 배웠다. 발레, 라틴 댄스, 현대, 재즈 댄스를 출수 있다. 손을 짚으면 덤블링도 할 수 있다. 그리고 트로트가 신기해서 평소에 트로트를 자주 따라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의 밧데리’를 자주 부른다”라고 말했다.

희유는 “연습생 치고 많은 경험을 했고,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게 목소리다. 아이유 선배님 같은 달콤한 목소리가 강점이라고 들었다”라고 목소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한명의 새로운 에너지인 미야는 “팀에서 메인보컬을 담당하고 있다. 중고음이 있다”며 “키가 제일 커서 남다른 비율이 장점이다. 모델라인이다. 또 내가 눈동자가 갈색인데, 그래서 고양이 같다”라고 엉뚱하고 귀여운 면모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리더’ 한나에게는 아직 나오지 않은 ‘비주얼’이 장점이냐고 물어보았고, 한나는 “리더 겸 센터, 비주얼갑 맞다. 미모가 뛰어나다”라고 인정하며 웃었다.

이어 한나는 “전통악기를 다룰 줄 안다. 영화 ‘동방불패’에서 임청하가 켠 악기(정확치는 않지만 칠현금을 말하는 듯하다)를 나도 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희유는 “믹스는 다양한 멤버가 모여서 ‘믹스’이다.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고, 제각각의 매력도 다양하다. 보여줄 수 있는 게 많다는 게 믹스만의 장점 같다”라고 믹스의 장점을 정리했다.

믹스, 사진=차이코엔터테인먼트


믹스는 새로운 멤버들과 신년에 컴백한 만큼 2017년을 ‘믹스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도 단단했다.

아리와 한나는 “이번에 다섯 명이 새 출발을 하니까, 많은 사람에게 믹스라는 그룹을 알리고 싶다. 그래서 다음에 컴백했을 때 음악방송 1위를 하면 좋겠다. 꿈은 크게 꿔야 한다”라고 1위를 향한 마음가짐을 단단히 다졌다.

또 희유는 “믹스가 새 멤버가 들어와서 더 예뻐지고, 더 귀여워지고, 더 성숙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의 마지막은 역시 리더이자 센터이자 비주얼갑인 한나의 차지였다.

마지막으로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있는지 묻자 한나는 “믹스는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쁘다. 믹스는 실물깡패그룹이다. 실물이 자신 있다”라고 말하며 “이라고 기자님이 이야기한 걸로 해 달라”라고 부탁인지 강요인지 모를 말을 남겼다.

한나의 마지막 당부와 관계없이, 믹스가 그룹으로는 물론, 멤버 개개인까지 모두 매력 넘치고, 실물로 보면 더욱 이런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동의하는 바이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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