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 윤나무 “‘낭만닥터’로 데뷔...분량보다 기여도 고민”

입력 2017-01-23 1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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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라는 건 참으로 신기한 것이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우연히 찾아와 좋은 일들을 한꺼번에 찾아오기 때문이다.

배우 윤나무도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정인수 역을 맡아 이처럼 좋은 일들을 한꺼번에 맞았다. 그는 연극 무대가 아닌 첫 지상파 드라마에서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 등과 같은 좋은 배우들과 만난 것은 물론 시청률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 덕분인 것 같아요. 지상파 드라마는 처음이었는데 편안하게 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셔서 고마운 마음이 커요.”

윤나무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윤서정(서현진)의 응급의학과 선배 의사로 등장해 이른바 ‘감초연기’를 선보였다. 비록 주연은 아니었지만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했던 그에게 이 작품은 분명 새로운 도전이었다.

“사실 연극과 그렇게 큰 차이를 느끼기 못했어요. 제 스스로 연극 때처럼 발성이 너무 크지 않았나 싶을 때는 동시 녹음을 해주시는 분이 잘 조절해 주셨죠. 그래서 오로지 배우들과 이 장면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만 고민할 수 있었어요. 다만 드라마는 충분한 연습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즉흥적인 순발력이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이토록 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 연극에서와 또 다른 것들을 배울 수 있었지만 배우로서 ‘낭만닥터 김사부’는 분명히 아쉬운 작품이었다. 조연의 숙명인 분량의 문제였다.


“중후반부로 갈수록 신이 줄었던 것은 맞아요,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보고 작가님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면 제 배역이 굳이 자주 등장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저 역시 많이 등장하는 것보다 어떻게 드라마에 기여할 것인지를 생각했어요.”

이후 윤나무는 “그래도 주연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연극이나 뮤지컬을 할 때는 주인공을 해보긴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주, 조연을 다 해봤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얼마나 자신이 맡은 배역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해요. ‘언젠가 좋은 작품에 비중있는 역할을 맡게 되는 기회가 오면 좋겠다’ 정도는 바라기는 해요.”

어쩌면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배우의 세계에서는 조금 안일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말이었다. 무대를 거쳐 지상파 드라마 데뷔까지 착실한 길을 걸었지만 분명 적지 않은 나이이기 때문.

“예전에는 저도 조바심이 나긴 했죠. 그런데 조금 마음을 편하게 가지게 된 것이 다른 분들과 달리 저는 이제 제가 가진 모습 중 2%도 채 보여드리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보여드린 모습보다 앞으로 보여드릴 모습이 훨씬 많아요. 그런데 굳이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그렇다면 윤나무가 ‘낭만닥터 김사부’를 넘어 앞으로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란 무엇일까. “배우를 업으로 삼은 이후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던 그는 “대중들이 인생을 사는데 있어 플러스가 되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선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아무리 진짜처럼 연기를 해도 연기는 연기일 뿐이라고들 해요. 그런데 전 ‘배우가 얼마나 진짜처럼 연기할 수 있는가’가 너무 궁금해요. 어디까지 진솔한 연기를 할 수 있는지 끝까지 가보고 싶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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