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원스텝’ 산다라박 “발성 문제 나도 안다…한때 속앓이”

입력 2017-04-02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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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라박을 가로수길에서 만났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것도 아니고 신곡 발표 행사도 아니었다. 걸그룹 2NE1의 멤버가 아닌 [배우 산다라박]과의 만남. 음악 영화 ‘원스텝’의 주연 배우로서 그와 연기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산다라박은 진지했고 또 의외로 솔직했다. 2NE1의 해체부터 연기를 향한 오랜 꿈과 열정 그리고 카메라 밖 실제 모습까지 허심탄회하게 풀어놨다.

누군가는 다른 아이돌의 행보처럼 “그룹이 해체하니까 연기자로 전향하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산다라박의 ‘연기 인생’의 시작점은 2NE1 데뷔 전이기 때문이다. 필리핀 활동 다시 드라마와 영화에 다수 출연한 그는 국내에서 2NE1으로 활동하다 2009년 ‘돌아온 일지매’로 드라마에 발을 담갔다. ‘프로듀사’와 ‘한번 더 해피엔딩’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웹드라마 ‘닥터 이안’ ‘우리 헤어졌어요’ ‘미싱코리아’에서는 당당히 주연을 꿰찼다.

어린 시절 꿈이 ‘탤런트’였다는 산다라박는 오래 전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왔다. 그런 그에게 이번 영화 ‘원스텝’은 조금 더 특별한 작품이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한국 영화이자 국내 스크린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Q. ‘원스텝’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A. 2년 전에 회사를 통해 대본을 처음 받았어요. 음악 영화라 도전하게 됐어요. 워낙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도전 중에 음악이 관련돼 있으면 좀 더 편하게 느끼거든요. 훨씬 더 재밌는 작업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선택했죠. 지난해 1월에 촬영했으니 1년하고 조금 더 지나서 개봉하게 됐네요.


Q. 언론시사회에서 오랜만에 보고 어땠나요.

A. 제가 한 작품인데도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2NE1으로 데뷔할 때보다 더 긴장했어요. 그때는 팀이다 보니 멤버들에게 의지했는데 이번에는 혼자라 훨씬 더 떨렸어요. 그냥 신인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주고신인이잖아요. 아, 콘서트 할 때도 안 떠는 편인데…. VIP 시사회 때는 더 떨리더라고요. 제 평소 모습을 아는 사람들에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가 쑥스러웠어요.


Q. 주위 사람들의 시사 반응이 궁금해요.

A. 많이 와주셔서 감동받았어요. ‘내가 이렇게 예쁨을 받고 살았나’ 싶더라고요. 10년 전부터 저를 봐온 분들은 ‘스크린에 네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눈물 난다’고 하고요. 음악 영화다보니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어요.


Q. 2NE1 멤버들의 반응은요. 씨엘과 박봄이 VIP 시사회에 참석하기도 했죠.

A. 멤버들도 노래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거짓말을 하거나 억지로 칭찬하지 않는 사람들이에요. (박)봄이는 원래 모니터를 잘 해주는 스타일인데 ‘노래 많이 늘었다’ ‘잘했다’고 했어요. 메인보컬에게 칭찬받았습니다. 하하. 최고의 칭찬 같아요. 씨엘은 1등으로 도착해서 같이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민지도 바빠서 시사회에는 오지 못했지만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모두 감사하죠.


Q. 한때 2NE1 해체 원인이 ‘불화’라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어요.

A. 네 명의 이야기인데 저 혼자의 입장을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워요. 멤버끼리 싸운 적은 없어요. 각자 하고 싶은 것이 다르니까 각자의 길을 가는 거죠. 사이는 예전과 다르지 않아요.


Q. 단 한 번도요? 원래 화를 잘 안 내는 편인가요.

A. 네. 못 내요. 멤버들뿐 아니라 사람들과 싸워본 적도 없어요. 그래서 ‘원스텝’에서도 화 내는 연기를 할 때 힘들었어요.

싸워도 못 이길 것을 아는 건지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혼자 울면서 풀곤 했죠. 요즘은 드럼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요. 저는 큰 소리를 못 내지만 드럼은 크게 칠수록 좋은 악기더라고요. 제 성격에 딱 맞더라고요.


Q. ‘원스텝’ 연기를 자평하자면요.

A. ‘시작이 반’이라는 마음으로 100점 만점에 51점을 주고 싶어요. 너무 적은가 싶기도 하지만 시작한 것에 의미를 두려고요.


Q. 연기 레슨을 따로 받았나요.

A. 회사에 연기 수업이 있어요. 단계별로 나눠져 있죠. 저는 신인 위에 2단계 수업을 듣다가 졸업을 당했어요. ‘영화에 들어가니까 현장에서 배울 것이 많을 것’이라면서 졸업하라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현장에서 많이 배웠어요. 백번 연습하는 것과 한 번 실전을 경험하는 건 천지 차이잖아요. 실전에서 많이 배우면서 하나둘씩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늘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Q. 하지만 연기력뿐 아니라 발성을 지적하면서 우려하는 시선이 많아요.

A. 저도 알고 있어요. 발성 문제는 가수 할 때도 많이 지적받았어요. 톤이 아이처럼 높고 독특한 목소리니까요. 힘들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을 바꿨어요. 제가 가진 이 톤을 장점으로 승화할 방법을 찾으려고 했죠. 톤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발성과 발음 연습을 했죠.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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