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남궁민 “하락세만 남았다? 지금은 아닐 겁니다”

입력 2017-04-16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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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남궁민 “하락세만 남았다? 지금은 아닐 겁니다”

‘흥진비래(興盡悲來)’ : 즐거운 일이 지나가면 슬픈 일이 닥쳐온다

남궁민은 현재 가장 흥하고 있는 배우다. 인생은 흥진비래라는 말이 있는데 그렇다면 남궁민은 이제 내려갈 일만 남은 것일까?

남궁민의 흥행 행보는 2015년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부터 본격화됐다. 악역에 도전하며 이전에 쌓아온 부드러운 이미지를 완전히 지웠고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 남규만으로 악인의 정점을 찍었다. 이후 SBS 드라마 ‘미녀공심이’로 데뷔 18년 만에 처음 남자 주인공을 연기,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거머쥐며 날개를 달았다. 남궁민에게 ‘김과장’은 그동안의 흥행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하는 작품이었고, 남궁민은 ‘김과장’을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높였다. 그는 데뷔 18년 만에 자만해도 되는, 우쭐해할만한 흥행력을 증명한 셈이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들다보니 일이 잘 돼도 마구 우쭐해하지 않을 정도의 내공이 생겼어요. 지금이 최고 전성기가 아니라 오히려 긴장해야할 때죠. 앞으로 할 작품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무엇이 되든 제 연기를 자신감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자신이 생겼어요.”

그는 “그렇다고 지금 하락세로 돌아서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의 내공 이야기를 덧붙였다.

“제가 하락세를 탈 때는 아마 방심하는 날부터일 거예요. 지금 저는 방심하고 있지 않죠. 다음 작품을 실패한다고 해도 원망하진 않을 수 있어요. 그렇다고 실패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 돌릴 정도의 정신 상태도 아직 아니고요. 제가 진짜 우쭐해하는 날, 저는 고꾸라질 겁니다. 아직은 제가 그 정도 위치에 있지도 않고 만족해하고 있지 않아요. 지금 당장 하락세 탈 일은 없다는 거~(웃음)”


남궁민은 자신의 연기 인생 터닝 포인트로 2011년 MBC ‘내 마음이 들리니’를 꼽았다. 당시 크게 호평 받았지만 연말 시상식을 빈손으로 마무리해야했고 그 이후 남궁민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

“저는 연기적으로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아왔고 잘 될 뻔 한 적도 있었어요. ‘내 마음이 들리니’ 당시 제가 느끼는 호응도는 ‘김과장’ 때보다 더 좋았던 거 같아요. 호평도 많이 받았고요. 그렇다보니 들어오는 역할이 소위 말하는 서브 남자. 당시 저는 ‘내가 굳이 이걸 안 해도 되지 않나’라는 건방진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게 다섯 개 작품을 거절하고 2년을 쉬게 돼 버린 거죠. 그때 ‘이렇게 연기하면 안 되겠구나’ 깨달았어요. 연기자인데 멋있게 보이는 캐릭터만 소화하고 나만 만족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나름의 ‘각성’이 이뤄졌고, 남궁민은 어떤 캐릭터든지 차근차근 다시 도전하기 시작했다. “칼도 갈아야 쓴다.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흐름대로 쌓으면서 내가 지양해야할 것을 명확하게 알게 됐다”며 (순수예술과 비교했을 때) 대중적인 배우로서의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연예인이 되기 위해 연기를 시작한 경우가 아니었어요. 그냥 연기를 하고 싶어서 한 건데 연기를 하니까 돈을 주더라고요. 그렇게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거고요. 자연스럽게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갖게 된 거예요. 그래서 예전에는 연기를 할 때 ‘내 노력을 누가 몰라줘도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점점 대중성이 없는 대중예술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대중적으로 더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매체 특성과 쿨하게 절충하게 된 거죠. 오히려 제가 갑자기 영화로 전향을 하면 제 커리어를 깎아먹을 거 같아요. 흐름대로 가고 싶은 이유입니다. 지금 당장은 드라마 쪽에서 많이 인정받고 있고 그에 맞는 연기가 더 욕심나고 있어요.”


‘김과장’을 통해 자만이 아닌 자신감과 확신이 더욱 견고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남궁민은 “다음 작품...부담은 없어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고 망하면 어쩌죠”라며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하고 싶다. 평소에 전혀 웃기지도 못하는, 유머러스하지 않은 내가 ‘김과장’으로 크게 호응을 받아서 감개무량할 뿐이다”라고 거듭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과장’은 제 연기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였어요.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셨지만 이상하게 저는 연기를 하면할수록 부족하다는 걸 느꼈죠. 오히려 그런 감정이 좋았어요. 제가 연달아 흥행하면서 칭찬에 무뎌질 수 있었던 시점이었거든요. 드라마 종영 후에도 연기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그런 작품입니다. 계속 움직이고 흘러가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고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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