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백아연, 알다가도 모를 그래서 더 와 닿는 그녀

입력 2017-06-05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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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연, 사진=JYP엔터테인먼트

가수 백아연이 인기를 얻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사실주의 가사’다.

20대 여성이 흔히 겪을만한 상황들과 그에 따른 심리상태를 지극히 사실적으로 풀어낸 백아연의 노래들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딱 내 얘기’라는 공감 얻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백아연의 이런 사실주의 가사는 당연히 백아연 그 자신이 ‘20대 여성’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더해 백아연은 어딘지 모르게 주변에 한명쯤은 꼭 있을 것 같은 묘한 편안함을 지니고 있었다.

잘 웃고 잘 울며, 솔직하면서도 살짝 숨기는 것도 있고, 쑥스러워 하는 듯 하면서도 은근히 과감하고, 집순이면서 옷 쇼핑은 좋아하고, 공상에도 빠졌다가 현실에 한숨지으며, 썸은 타지만 연애는 어려워하는, 어딘가 모순됐지만 한편으로는 납득이 가는 모습들은 직업이 가수일 뿐이지 주변에 한명쯤은 있을 법한 편한 친구 혹은 동생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백아연의 이야기가 더욱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인터뷰는 물오른 비주얼에 대한 인사성 대화를 제외하면 처음부터 연애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됐다.

이에 대한 백아연의 대답은 “그랬으면 좋겠는데....”였다.

이어 4년째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백아연은 “그냥 내가 좋아하기만 하고 끝났다. 그렇다고 여러 번은 아니다. 내가 집에만 있어서 자주 안 만나고 그런다. 연애 얘기만 나오면 우울해진다. 집밖에 나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라고 나름대로 안타까운 연애사를 털어놓았다.

이에 이상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백아연은 “공기를 안 어색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숨 막히는 게 싫다. 설레는 감정과 상관없이 다음 말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스타일이 좋다. 말을 하지 않아도 편한 사람. 결국 아빠 같은 사람인가?”라고 설명했다.

또 그녀는 “외모는 키는 나보다 크면 다 좋다. 난 161cm이다. 예전에는 쌍꺼풀 없고 손이 예쁘고 그런 구체적인 이상형이 있었는데,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 하나도 이상형과 안 맞더라. 그래서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라고 외모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상형의 이성은 빠른 시일 내에 만나기를 기원해주면 되는 것이고, 지금 중요한 건 백아연이 4년간 연애를 하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백아연, 사진=JYP엔터테인먼트


그럼에도 백아연은 연애감정을 절묘하게 건드리는 가사들을 써내며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가사의 영감은 어디서 얻느냐고 묻자 “집에서 혼자 생각하는 내용이 많다. 그럴 때 많이 적어 논다. 또 내가 친구들과 얘기하다가도 딴생각으로 많이 빠진다. 그러다가 돌아오는데 그때 생각난 걸 적어놓은 게 내용이 된 거 같다”라고 말했다.

또 백아연은 “‘넘어져라’는 팬들이 저주왕이라고 부른다. 처음에 브라더수와 만났을 때 어떤 이야기 담고 싶냐고 물었는데, ‘좋아하는 사람에게 상처 받으면 길가다 넘어지라고 상처받으라고 저주한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얘기했더니 정말 좋아하는 거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 창피함을 느낄까 나열을 했다. 근데 팬들은 그걸 좀 세다고 표현을 하더라”라고 실제 ‘백아연표 가사’의 탄생 사례를 밝히기도 했다.

물론 모든 곡의 가사에 백아연이 직접 참여를 하는 건 아니다. 꾸준히 호흡을 맞춘 작곡가나 작사가도 있지만, 유명 뮤지션도 종종 백아연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당장 이번 앨범만 하더라도 박진영, 신재평 등 쟁쟁한 뮤지션이 작사 및 작곡에 참여했다.

데뷔앨범 ‘I`m Baek’ 이후 오랜만에 다시 만난 박진영과 다시 만난 ‘연락이 없으면’의 소감을 묻자 백아연은 “사실 나는 남자사람친구에게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데 박진영PD님은 ‘너무 잘나왔다’며 만족하더라”라고 털어놔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혹시 박진영이 자신이 쓴 곡이나 가사에 만족 못한 적도 있나?’라고 묻자 백아연은 잠시 생각하더니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해맑은 미소와 함께.

백아연,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신재평과의 작업은 백아연이 먼저 마음에 담아둔 협업이다.

백아연은 “회사에서 언제 한 건지 모르겠는데, 신재평에게 받은 곡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마음에 있었는데, 이번에 부르게 됐다”며 “녹음할 때도 편하게 있었고, 내가 마법학교에 다니는 것처럼 상황을 설명했었다. 곡을 받았을 때도 좋았는데 마치고 나서 더 좋았다”라고 흐뭇해했다.

공교롭게도 백아연이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다고 지목한 가수도 신재평과 같은 안테나 소속의 샘김이다.

백아연은 “샘김은 본인 곡은 리드미컬한 곡을 썼는데, 난 발라드곡도 인상 깊어서 이런 곡도 잘 쓰는 구나 싶었다. 나도 발라드를 많이 좋아해서 같이 작업하면 재밌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 농담으로 백아연이 ‘K팝스타’에 출연했을 때 안테나가 있었으면 어땠을 것 같냐고 물으니 “난 1등이 아니라서 내가 소속사를 고를 수 없었다”라면서도 “안테나가 있었다면 모르겠다. 나 때는 없었으니까”라고 답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에 다시 ‘가능성이 있다는 뜻인가’라고 물으니 백아연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라는 답과 함께 다시 한 번 해맑게 웃어보였다.

백아연과 안테나와의 링크는 어디까지가 본심인지는 모른 채 정리가 됐지만, 어쨌든 백아연은 지금은 JYP엔터테인먼트의 소속이다. 그리고 백아연은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백아연은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동료를 얻었다.

대표적으로 박지민은 ‘K팝스타’에서 만났지만 JYP에서 함께하며 가장 믿고 의지하는 절친이 됐다.

실제 박지민을 회사에서 “가장 자주 보는 동료”라고 말한 백아연은 “내가 누구를 좋아하거나 그런 감정이 있을 때, 질투가 나면 지민이에게 고민 상담을 많이 한다. 그런 평소 얘기를 ‘질투가 나’에 많이 담았다”라고 말해 박지민에 많이 의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백아연,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또 음원차트에서 경쟁을 펼치게 된 트와이스도 백아연의 동료이다.

백아연은 “트와이스는 ‘팀킬’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 그 단어자체가 나쁘다고 생각 안한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줘서 가능한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솔로가수 입장에서 누군가가 같이 있다는 게 든든하고 의지가 많이 된다”라고 오히려 트와이스와 함께 활동하는 게 자신에게 힘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트와이스와 친하냐는 질문에는 “트와이스와 친하진 않지만... 회사에서 가장 많이 만나지 못했다”라는 답변을 남기기는 했지만 말이다.

또 JYP엔터테인먼트에 있으면서 음악적 성장도 이루어냈다.

백아연은 “처음에는 ‘말하듯이 노래’, ‘공기 반 소리 반’이 정말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시키는 대로 노래를 했었다. 지금은 하다보니까 힘주지 않고 편안하게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 거 같더라. 이제 힘주면서 안 부르게 됐다”라고 JYP엔터테인먼트에 있어 현재 창법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또 그녀는 “나는 음색에 대해서, 예전에는 깨끗하고 맑다고 해주는데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나를 살려주는 개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더 많은 장르 묻어날 수 있게 한 거 같다. 예전의 부정적 생각보다 곡에 대한 해석을 자신감 있게 해주는 거 같다”라고 덧붙여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백아연은 JYP엔터테인먼트에 있으면서 자신의 예쁜 얼굴도 알게 됐다. 백아연은 “난 내 얼굴 방향이 어디가 예쁜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사진작가가 어느 쪽 얼굴이 예쁘냐고 물어서 ‘모르겠다’고 하니까, 주위에 스텝들이 전부 ‘왼쪽이 예쁘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그리고 이제 백아연은 ‘독립’을 계획 중이다.

백아연,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백아연은 “독립 계획은 항상 있다. 사실 예전에 2년 정도 집을 나와 혼자 살았었다. 그런데 다시 들어가니 집에서 안 놔준다”라고 말했다.

집에서 백아연의 독립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이유는 있다 그녀의 건강이 걱정돼서다. “부모님이 건강 나빠진다고 걱정을 많이 하더라”라고 말한 백아연은 “어려서 아파서 그런데, 조금만 아파도 훨씬 걱정을 한다”라고 말했다.

괜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어 현재 건강 상태를 묻자 백아연은 “이제 괜찮다”라는 짧은 대답과 함께 양엄지를 치켜들어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더불어 “나는 내가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갖다보니까 감정기복이 심하더라”라고 말한 백아연은 “그래서 다운된 노래를 써서 (박진영PD에게)들려준 적이 있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하더라. 나중에 들려줄 수 있을 거 같다”라며 백아연의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들려줄 계획도 살짝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아직 언제일지 모를 미래의 일이고, 지금은 지금의 백아연을 듣고 즐길 때이다.

백아연은 “이번 앨범은 정말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수록곡도 꽉 차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라디오나 방송에서 다른 곡의 라이브도 많이 들려주려한다. 미니앨범을 오랜만에 내는 거라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라고 25살 백아연의 지금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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