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안녕하세요, 빠른 87년생 스무살입니다”

입력 2017-07-05 15: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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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안녕하세요, 빠른 87년생 스무살입니다”

2013년 듀오 스무 살로 데뷔한 황대현 씨는 혼자가 된 이후에도 팀명을 유지하며 꾸준히 음악을 했다. 2016년 정규 앨범 ‘다시, 스무 살’을 발표해 기다렸던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켰고,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OST에 참여하면서 시청자들에겐 낯익은 목소리를 남겼다. 그리고 지난 6월13일 고막여친 볼빨간 사춘기와의 컬래버레이션 ‘남이 될 수 있을까’로 음원 차트 정상에 올랐다.

“차트 1등... 놀라웠죠. 그렇다고 들뜨진 않았어요. 나이가 들어서그런가봐요. 어렸을 때였다면 신나하고 들떠있었을 텐데 오히려 차분하게 ‘신기하다’ 정도 반응만 나오더라고요. 고막 여친 볼빨간사춘기 덕분에 가능했던 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막남사친 정도로만 불린다면 영광일 거 같아요. (웃음) 저로 인해 볼빨간 사춘기 커리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열심히 했죠. 볼빨간은 앨범을 내기만해도 잘 되는 팀이잖아요. 괜히 스무 살이란 애랑 한 노래가 망하면 안 되는 거니까... 오히려 걱정을 많이 했어요.”

2013년 듀오로 데뷔했던 기타 담당 파트너가 잠적하는 바람에 스무살은 혼자 남게 됐다. 이후 고래, 돌멩이, 고구마 같은 새로운 이름을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스무 살로 활동하기로 결심, 그는 “내 음악 색깔이 독특하고 진한 편이 아니다. 색깔로 보면 흰색”이라며 “애도 어른도 아닌 열정적이지만 약한 나이, 스무 살이 딱이더라”고 이유를 말했다.

“사실 아직도 제 이름을 말하기가 쑥스러워요. 안녕하세요 스무 살입니다. (웃음) 그래서 ‘빠른 87년생 스무 살입니다’라고 인사를 하죠. 그냥 이름만 말하면 민망하잖아요. 여전히 적응 안 되는 이름이긴하지만 제가 추구하는 음악과 가장 잘 어울려요.”


애도 어른도 아닌, 그맘때 스무 살. 황대현의 스무살은 찬란하기보다는 성장통의 연속이었다. 그는 “황대현의 스무 살... 나는 일만 하고 지냈다. 20대보다 30대인 지금이 더 행복하다. 30대를 스무 살이라 생각하고 살 것”이라고 추억했다.

“고등학생 때 밴드부를 했었는데 겉멋만 들어서 노래했죠. 제 목소리가 아닌 가짜 목소리를 내가면서 두껍게 노래했거든요. 박효신 선배님 모창을 하면서요. 스무 살 때 한 자곡가의 노래를 우연히 듣고 제대로 음악해보자 결심했었어요. 그리고 2~3년 동안 제 목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죠.”

2015년 4월쯤 지금의 소속사 쇼파르뮤직을 만나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재개했다.

“저는 원래 난 가수가 돼야지, 난 TV에 출연해야지 이런 생각을 갖고 음악을 한 적이 1도 없었어요. 그냥 천천히 할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2013년부터 2015년까지를 저는 공백기라 말하고 싶지 않죠. 혼자 방에서 녹음하면서 앨범내고 그렇게 꾸준히 작업해왔거든요. 쇼파르뮤직에 들어와서부터 제대로 된 공연 무대에도 올랐고 정규 앨범 ‘다시 스무살’을 발표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오늘(5일) 저녁 6시 미니앨범을 발표하고 오롯이 스무살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볼빨간 사춘기와의 콜라보 이후 선보이는 앨범이지만 신보는 피처링 하나 없이 총 5곡으로 구성됐다. 스스로를 인디뮤지션으로 분류한 스무살은 이번 앨범을 통해 인디와 메인스트림 사이 경계를 오가는 매력을 들려준다.

“다양한 기준이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인디는 자체 프로듀싱에 달려있어요. 예를 들면 힙합도 인디로 분류되죠. 요즘에는 아이돌 그룹도 자체 프로듀싱이 가능하지만 좀 더 주체가 뚜렷한 게 인디뮤지션이에요. 그런 점에서 저는 인디뮤지션이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일단은 장르적으로 제 음악을 한정짓고 싶지 않아요. 듣기 편안한 목소리고 가사에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이 각자 어떤 장면을 함께 떠올리신다면 정말 좋을 거 같아요. 볼빨간과 함께 한 노래가 너무 잘 돼서.. 부담을 내려놓고 겸허히 마음을 비우고 있어요.(웃음)”

마음을 비운다면서도 “전부 타이틀곡이라 생각하고 만들었다”며 앨범의 완성도를 자신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어요. 저를 잘 알지 못했던 리스너들이 플레이리스트에 제 음악이 추가되는 게 목표죠. 데뷔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저를 꾸준히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계신데 그 분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쇼파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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