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품위녀’ 김선아 “김삼순처럼 박복자 오랫동안 기억되길”

입력 2017-08-29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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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품위녀’ 김선아 “김삼순처럼 박복자 오랫동안 기억되길”

인기 배우라도 오랜 기간 대중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인생 캐릭터’를 다시 한번 만나는 것은 로또에 당첨될 확률만큼 어려운 일이다. 좋은 작품과 운이 뒤따라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한 번 있을까 한 ‘인생 캐릭터’와의 만남은 12년 만에 다시 만난 배우가 있다. 배우 김선아의 이야기다.

2005년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극본 김도우 연출 김윤철)을 통해 ‘삼순이 신드롬’을 일으킨 김선아는 지난 19일 종영된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로 필모그래피를 다시 쓰게 됐다. 재벌가 둘째 며느리 우아진(김희선)을 동경하는 동시에 ‘욕망의 화신’이 된 박복자라는 인물을 연기하며 그동안 지울 듯 지울 수 없었떤 ‘김삼순’이라는 꼬리표에서 벗어난 것. 12년 만에 새로운 캐릭터로 대중에게 배우로서 다시 이름을 각인시키게 됐다.

“인생 캐릭터를 다시 만났다는 칭찬은 감사해요. 그리고 (박)복자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5개월간 복자로 살면서 배운 게 많아요. 이런 사람이 있구나 싶어요.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간접적으로 느낀 것 같아요. 참 외로운 사람이구나 싶더라고요. 복자로 지내온 시간 동안 행복했고, 생각도 많았어요. 끝나고 나면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까 했는데, 아직도 복자가 남아 있네요. 복자의 감정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눈물)”

긴 여운만큼 캐릭터를 온전히 떠나 보내지 못한 김선아. 울먹이는 말 끝에는 캐릭터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애틋함은 고스란히 애정으로 녹아든다.

“방송은 끝났지만, 감정은 여전히 남아 있어요. 며칠을 울었는지 몰라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후유증이라는 표현보다는 박복자라는 인물에 대한 연민이라고 해야 할까요. 10살 소녀가 가지지 못한 마론 인형에 대한 애착을 가지는 모습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내게도 전달되는 느낌이에요. 따뜻한 손길이 필요했던 거죠. 복자는 어릴 때부터 외로운 아이였어요. 그런 복자를 아직 떠나 보내지 못하나 봐요. 그래서 우아진이라는 여자를 동경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다 가지지 않아도 그는 당당하잖아요. 그 당당함이요. 그런 점에서 복자에게 안쓰러움이 남아요.”


성공한 작품 속 캐릭터에서 빠져나올 때쯤이면 불현듯 찾아오는 불안감이 있다.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시티홀’, ‘여인의 향기‘ 등에 출연했지만, ‘김삼순’ 캐릭터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리고 ‘품위있는 그녀’로 어렵게 극복한 ‘김삼순’이지만, 이번에는 박복자를 넘어야 한다는 대중의 기대감이 작용한다.

이에 대해 김선아는 “여전히 많은 분이 (김)삼순이를 기억하고 사랑해준다. 난 그게 참 좋다. 그래서 (박)복자도 그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지 않을까 싶다”며 “차기작을 할 때까지도 크게 사랑해주신다면, 가발이라도 쓰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너무 많은 분이 드라마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행복한 5개월이었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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