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토크①] MC 딩동 “데뷔 목숨 건 아이돌 위해 나도 목숨 걸고 진행”

입력 2017-10-04 11:40:00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연이 빛나려면 그에 걸맞는 조연이 있어야 한다. 주연을 빛나게 해주는 것이 조연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은 아닐지 몰라도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주연과 극의 서사를 떠받친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타들을 밝게 빛나게 만들어 주기 위해 스스로 밤하늘이 되겠다고 자처한 MC가 있다. ‘사전 MC계의 유재석’이라는 수식어로 알려진 MC 딩동은 S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바람잡이’라고 불리던 사전 MC라는 직업을 전문화 시킨 일등공신이다.

“유재석, 김용만, 신동엽 등 대한민국이 사랑한 많은 MC들이 개그맨이 되어 버라이어티 쪽으로 길을 잡았죠. 저 역시 그들처럼 되고 싶었고 같은 길을 걸어보고 싶어서 공채 개그맨 시험을 봤어요. 하지만 그들처럼 된다라는 보장은 없는거죠. 확률상으로도 정말 희박하고요. 그래도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사전 MC라는 일도 그들이 하는 일과 결코 다르지 않아요. 그들과 같은 무대에서 같은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를 하니까요.”

MC 딩동은 사전 MC라는 직업을 한 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야구로 치면 구원투수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본 녹화가 시작되기 전 방청객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혹시나 모를 녹화 중 돌발 상황도 그가 정리한다. ‘구원투수’라는 말만큼 적당한 표현도 없어 보인다.

“저는 사전 MC라는 분야를 직업화 시키려고 여러 프로그램을 맡아서 하고 있어요. 바람잡이는 녹화 전에 분위기만 끌어올리고 빠지지만 전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아요. 녹화 중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전 카메라가 꺼져야만 무대에 올라가는 사람이지만 방청객과 가장 오래 함께 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늘 녹화가 끝날 때 ‘오늘 어떤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 아마 집에 돌아가셔서 생각해 보면 MC 딩동 밖에 떠오르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해요. 그만큼 국민 MC가 와도 못하는 저만의 영역이 분명히 있다고 믿어요.”

이처럼 그는 자신의 직업에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일한다. 모든 인터뷰가 끝난 후 “부디 기사에서 사전 MC를 불쌍하게만 묘사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할 정도.


“방송과 방청의 차이는 뭘까요? 저 스스로는 MC 딩동을 아느냐 모르느냐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분들은 저를 보러 구하기도 힘든 티켓을 얻어서 오시기도 해요. 절 위해서 플랜카드를 만들어 주시기도 하고요. 이 일을 하면서 대충 세보니 제가 지금까지 1900만명을 만났어요. 앞으로 10년만 더 하면 온 국민을 다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MC 딩동이 1900만명을 만나는 동안 그는 수십, 수백개의 행사를 뛰며 사전 MC를 전문화 시켰다. 김제동이 이 분야를 알렸다면 사전 MC를 직업화, 전문화 시킨 것은 MC 딩동이라는데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말을 잘하는 것과 MC를 잘 보는 것은 미묘하게 달라요. 오히려 말을 잘하고 순발력과 재치는 MC보다 게스트의 덕목이에요. 오히려 MC는 순서를 잘 기억하고 본인이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MC 옆에 있는 사람이 말을 잘할 수 있게 도와줘야죠, 결국 MC는 진행을 잘 해야하는 거에요.”

이런 그이기에 MC 딩동은 모든 행사에서 믿고 쓰는 진행자가 될 수 있었다. 아이돌의 데뷔 쇼케이스부터 결혼식 사회, 기업행사에 이르기까지 그는 그야말로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 다닌다. MC 딩동은 그 어떤 행사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다.

“특히 아이돌들의 데뷔 쇼케이스 같은 경우는 제가 그날만큼은 그들의 매니저이자 팀 멤버라는 마음으로 봐요. 몇 시간 전에 와서 그들의 긴장도 풀어주고 ‘실수해도 돼. 내가 포장해 줄게. 그러기 위해서 내가 있다’고 말해줘요. 뭘 잘하는지 어떻게 데뷔하게 된 건지도 물어보고요. 요즘 연습생들은 고잘 몇 달 연습하고 나오는게 아니에요. 정말 목숨 걸고 이 길만 판 아이들이죠. 그런 이들의 데뷔 쇼케이스이니 저도 목숨을 걸어요. 정말 그들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는거죠.”

늘 그렇듯 진심은 마음을 움직인다. 데뷔를 해 목숨을 건 아이돌을 위해 같이 목숨을 걸어주는 MC를 찾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지금 그가 이룬 성공은 이런 진심이 모여 만든 결과일지도 모른다.

“‘SNL’에 나오신 (김)생민 형이 ‘딩동아 형도 되게 먼 길을 돌아왔다. 너도 준비 됐지’라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저도 ‘네 형님 저는 늘 준비되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죠. 이렇게 베테랑 토크로 만나게 됐지만 전 아직 베테랑으로 향해 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진짜 베테랑이 됐을 때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베테랑토크②로 이어집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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