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에픽하이 “‘노땡큐’ 가사 논란? 그럴 의도 전혀 없었다”

입력 2017-10-25 1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인터뷰②] 에픽하이 “‘노땡큐’ 가사 논란? 그럴 의도 전혀 없었다”

그룹 에픽하이(타블로, 미쓰라, 투컷)가 3년 공백을 깨고 발표한 정규 9집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로 차트를 흔들었다. 더블 타이틀곡 ‘연애소설(ft.아이유)’ ‘빈차(ft.오혁)’는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미국 빌보드에서도 에픽하이를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팀으로 꼽았다.

에픽하이는 정규 9집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수록곡 작업 과정, 피처링 섭외 비화, 일부 가사를 둘러싼 여성혐오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타블로는 “다행히 에픽하이와 음악을 작업하는 게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많은 가수들이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감사했다”고 참여 가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연애소설(feat.아이유)’

1위를 휩쓸고 있는 ‘연애 소설은’ 이별 후 지우고 싶은 기억들과 추억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한 곡으로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감정을 에픽하이 특유의 감성으로 담아냈다. 아이유의 보컬도 곡의 매력을 더했다.

“예전부터 아이유의 팬이었어요. 아이유 음색을 에픽하이가 선호하긴하는데 ‘과연 아이유가 참여해주겠느냐’는 생각 때문에 섭외를 시도할 수 없었죠. 쉽게 못 물어보다가 아이유 콘서트 게스트로 참여하게 됐고 저도 모르게 ‘피처링을 해달라’로 마음을 말해버려서 관객들 앞에서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아이유에게도 색다른 경험이 될만한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타블로)

◆ ‘빈차(feat.오혁)’

또 다른 타이틀곡 ‘빈차’는 이루지 못한, 이루지 못할 것 같은 꿈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다. 집에 가야하고 갈 길이 너무 먼데 택시가 안 잡히는 순간의 감정을 담아냈으며 매력적인 음색을 지닌 오혁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큰 공감을 사고 있다.

“전반적인 피처링 캐스팅을 제가 했어요. 회사를 통해서하기보다는 직접 하는 게 에픽하이의 의도를 더 잘 전달할 수 있거든요. 일단 오혁과는 연락 닿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전화는 안 받고, 문자를 보내도 최소 3일 후에 답이 오거든요. 메일까지 보냈었죠. 듣자마자 ‘노래 너무 슬퍼요. 지금 가겠습니다’라고 답이 왔고 바로 작업을 했어요.” (투컷)

“당시 저는 빈차였어요. 하이그라운드에서 안 해본 일을 해봤죠. 뒤늦게 직장 생활을 경험하면서 직장인에 대한 경이로운 마음을 갖게 됐고요. 30대 중후반에서 꿈 이야기를 하는 건 20대 때 꿈을 이야기하는 것과 많이 다르더라고요. 예전에 ‘FLY’라는 노래에선 밝고 희망차고 신나는 꿈을 말했었는데 지금 이 나이에 ‘꿈’이라는 단어는 엄청난 무게감이 있어요. 그 감정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빈차’ 뮤직비디오 주인공이 저예요. 모니터링을 하는데 ‘요 놈 봐라~ 곧 잘 하네’ 싶더라고요. 연기도 하고 싶어졌습니다.” (투컷)

“미쳤나봐.” (타블로)


◆ ‘노땡큐’ (feat.송민호, 사이먼도미닉, 더콰이엇)

“‘노땡큐’라는 노래를 통해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로 인해 무분별하게 판단되는 세태를 풍자했어요. 스스로 이를 발견한다는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죠. 가사 일부에 대해 (여성혐오) 논란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진심으로 그런 의도가 없었습니다.” (타블로)

“여혐, 힙합 가사의 수위에 대해 저희가 말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 생각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해당 아티스트가 해야 하는 부분이죠. 아티스트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고, 에픽하이만의 지향점이 있는 거잖아요. 힙합씬 전체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미쓰라)

“‘노땡큐’에는 공개되지 않은 피처링진이 더 있어요. 한 분은 저희보다 선배면서 '내 걱정은 노땡큐'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이고, 다른 한 분은 한참 후배인데 역시 '내 걱정은 노땡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후배죠. 또 다른 한 분은 친구예요. 그렇게 세 명에게 부탁을 했는데... 첫 번째 피처링 주인공은 싸이가 맞습니다.” (타블로)

◆ ‘HERE COME THE REGRETS’ (Feat. 이하이)

“이하이의 음색이 너무 매력적이에요. 투컷이 프로듀싱한 이 노래는 굉장히 파격적인 곡인데 보컬이 ‘우와~!’ 곡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양한 걸 던져줘도 자기 색깔이 강하게 나온 뮤지션과 작업하고 싶거든요.”

“그리고 이 노래는 예전에 카니예 웨스트 측과 송캠프를 진행하면서 만든 곡이었어요. 2년 전쯤, 3일 동안 같이 작업을 했었는데 카니예가 너무 좋다고 찜하겠다고 한 노래였죠. 투컷은 저희 사이에서 엄청난 부러움의 대상이었어요. 투컷이 프로듀싱한 앨범이 칸예 웨스트에 실린 다면 ‘얘 우리 팀 떠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도 동시에 들었었죠. 그런데 이후에 카니예 앨범이 나왔는데 이 곡이 없는 거예요. 계속 기다릴 수도 없어서 이번 정규 9집에 담게 됐습니다. 카니예가 뭐라고 하면 ‘미안하다’고 할 거예요.(웃음)” (타블로)

“만약 카니예가 앨범에 실어서 저를 스카우트하면 일단 잠깐 갔다는 오려고요. 영어 실력이 부족하니까 에픽하이를 설명하기엔 벅차고요.” (투컷)

◆ '난 사람이 제일 무서워‘

“투컷이 샘플링한 노래이고, 보컬 부분을 마치 옛날 LP에서 따온 것차럼 새로 만들어서 녹음을 했어요. 챈슬러라는 친구가 불렀는데 음악을 참 잘합니다. 또 서태지밴드 닥스킴이라는 친구도 함께 했어요.” (타블로)

◆ ‘BLEED’

“‘빈차’도 우리의 감성을 대표하지만 ‘BLEED’라는 곡은 실제로 가사를 쓰면서 가사 쓰는 게 어려운 일이 돼 가는 걸 느꼈고, 그런 감정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에요. 할 말도 줄어들고 어떤 말을 해야하는지도 헷갈렸거든요.” (미쓰라)
◆ ‘개화(開花)’ (Feat. 김종완 of 넬)

“정말 제 마음을 그대로 담았어요. 처음 바탕에 있었던 생각은 후배들이 에픽하이 음악을 듣고 꿈꾸게 됐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던 것에서 시작됐죠. 선배로선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저를 보고 꿈꾸는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한다면 나라서 좋은 이야기만 해줄 수 없는 게 아쉽더라고요. 제가 걸은 길을 걸으면 상처받을 테니까요. 하지만 오히려 더 위로될 수 있겠다 싶었고,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커서 우리가 걸은 길을 걷겠다고 한다면 저는 이 노래를 들려줄 거예요. 솔직히 저는 아직도 제가 이 일을 해서 아버지를 잃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개화’에선 그런 내용을 이야기해요. 슬픈 조언.” (타블로)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