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화 감독이 ‘신과함께’의 영화화를 제안 받은 건 2011년이었다. 제작사의 삼고초려 끝에 ‘신과함께’를 맡은 김용화 감독은 원작과 같으면서도 다르게 ‘영화’를 만들어냈다. 저승과 이승의 이야기를 저승 삼차사를 중심으로 연결했고, 지옥의 비주얼은 화려하고 또 특색 있게 구현했다.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일부 장면들은 할리우드 못지않은 기술력을 자랑했다.
‘신과함께’는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1부와 2부를 함께 촬영하고 작업한 작품이다. 1부와 2부의 동시 제작비는 약 350억원. 20일 개봉한 ‘신과함께’ 1부 ‘죄와벌’은 원작의 저승 편을 중점적으로 담았다.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내년 여름 개봉 예정인 2부는 이승과 신화 편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모로 도전적인 작품이기에 기대와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개봉 전 원작 팬들은 진기한 변호사의 부재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신과함께-죄와벌’ 개봉 당일 인터뷰를 통해 만난 김용화 감독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시 압도적인 예매율 1위에도 안심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작품은 역시 까봐야 아는 법. 결과적으로 ‘신과함께’는 8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겨울 대전 최고 흥행작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 기세라면 1월초에는 거뜬히 1000만 영화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역사상 첫 1000만 영화로 기록될 ‘신과함께-죄와벌’. 김용화 감독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Q. 우려와 달리 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아요.
A. 원작 팬도 많고 캐스팅 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기대치가 높으면 좋은 게 없으니 걱정이 많았죠. 반응이 괜찮은 것 같아서 기분 좋습니다.
Q. 감독님도 원작 웹툰의 팬이었다고 밝혔어요.
A. 저도 원작 웹툰을 재밌게 봤어요. 그런데 영화로 만들기엔 소설보다 더 힘든 원작이었죠. 일정 부분 각색이 들어가야 했어요. (저승과 이승의) 시점을 하나로 통일해야 하는데 누구의 시점으로 바라볼 것인가 고민했어요. 저승차사의 역할로 설정했죠. 이들은 원작을 안 본 관객들에게도 이물감이 없는 인물들이거든요. 이들의 시선에서 원작의 정수를 잘 뽑아내서 잘 합쳐내고 꾸려낸다면 괜찮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어요. 우리 영화가 가진 함의는 나를 돌아보는 것, 그리고 함께했던 사람들을 내가 잘 살폈는지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연출을 여러 번 거절했다가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A. 영화로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무모한 시기가 있었어요. 제가 없는 동안 시나리오 버전이 다양하게 나왔더라고요. ‘신과함께’를 맡으면서 몇몇 아이디어를 제작사에 드렸더니 흡족해하셨어요. 제가 연출을 한다고 하니까 투자 배급사에서는 좋아했죠. 모험하는 인생을 좋아하니까, 큰 용기 한 번 내봤습니다. 잘해봐야 본전이겠지만 이렇게 제 마음을 움직이는 원작은 흔치 앉았으니까요.
Q. 원작자 주호민 작가가 극찬의 후기를 남겼죠.
A. 항상 기대된다고 하셨어요. VIP 시사회를 통해 보셨는데 매우 만족하신 것 같아서 흡족해요. 작가님의 후기를 보고 저도 행복해졌어요. 영화의 성과가 좋으면 3부와 4부도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아요.
Q. 김동욱 배우의 연기에 대한 칭찬이 많아요. 눈물의 현몽 장면이 많이 회자되고 있고요.
A. 김동욱이 연기한 수홍 역할에는 원래 다른 분들도 거론됐어요. ‘국가대표’ 때 김동욱과 함께하면서 행복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저는 ‘김동욱으로 하겠다’고 했지만 투자 배급사에서는 걱정했어요. ‘연기력은 끝내주니까 관객들의 기대를 꺾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해서 김동욱을 캐스팅하게 됐어요.
연기 정말 잘하죠. 인간적으로도 배우로도 훌륭한 친구예요. 더 잘 되어야 하는데…. 우리가 누굴 띄워준다고 해서 뛰어지진 않으니까. 현몽은 테이크 네 번 정도 갔어요. 여러 패턴으로 찍었는데 그 중에서 감정적으로 가장 많이 올라온 장면을 썼죠.
Q. 정말 화려한 캐스팅이에요. 주연뿐 아니라 김하늘 이정재 등 특별출연도 화제가 됐고요.
A. 주연을 하는 배우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죠. 개인적인 인연이 있던 분들과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시나리오를 던지고 나서 이야기하기에는 정말 큰 분들이니까요. 한 번에 모으기 힘든 배우들인데 비교적 수월하게 캐스팅한 것 같아요. 결정하기 쉽지 않을 텐데 배우들이 짧은 출연에도 흔쾌히 동의해줬어요.
각 지옥마다 대왕들은 이미지만 봐도 비하인드를 알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진 배우들을 캐스팅하려고 했어요. 거짓지옥의 태산대왕은 거짓말을 가장 잘 판별할 수 있는 사람은 어린아이가 아닐까 싶었어요. 그래서 김수안 양이 추천됐죠. 배신지옥의 송제대왕은 굉장히 아름다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김하늘이 연기해줬는데 제 바람대로 나온 것 같아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앨리스 소희, 15살 연상과 결혼+연예계 은퇴 [공식입장]](https://dimg.donga.com/a/298/198/95/1/wps/SPORTS/IMAGE/2022/10/27/116189912.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