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Utd변명기대표이사“빅스타영입OK신바람축구만들겁니다”

입력 2009-0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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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의 변명기(54·사진) 초대 대표이사. 체구도 크지 않고, 목소리도 조곤조곤하다. 별로 튀는 것 없고, 스스로 축구 문외한이라며 겸손으로 선수를 친다. 하지만 그는 특유의 논리력으로 인터뷰를 주도했다. 그의 이력을 보면 SK에너지 출신답게 20여년간 에너지와 IT 관련 업무를 해왔다. 스포츠와는 완전 딴 세상에서 놀았다. 그런 영업맨이 축구단 사장으로 오게 됐으니 소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을 터.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스포츠는 마라톤인데요, 10년 넘게 뛰어다닌 덕에 자신은 있습니다. 풀코스도 25번이나 완주했고, 특히 지난해 4월 직원 30명과 함께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출전해 완주했습니다. 그런데 축구는 별로인데, 공과 발이 따로 노는 수준이에요. 하지만 내가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경영을 하는 것이잖아요. 스포츠마케팅을 잘 해야겠죠. 꼭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 도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축구단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주도는 축구 말고는 다른 스포츠가 없습니다. 제주의 특수성을 살리고 도민에 스포츠를 보급하며, 스포츠를 같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구단의 역할이 아닐까요.” 제주 유나이티드에 대한 팬들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개혁 마인드가 없는 보수적인 이미지, 하는 것도 안 하는 것도 아닌 미지근한 그런 구단이다. 내세울만한 스타도 없다. 그렇다고 관중이 많은 것도 아니고 성적도 별로다. 변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축구단은 기본적으로 성적과 관중, 스타 3가지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죠. 성적이 좋아야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이런 경기력이 있어야 관중이 찾을 거고요. 관중의 시선을 한번 더 끌기 위해서는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합니다. 스타는 기존에 이미지가 좋은 선수들을 데려올 수도 있고, 젊은 선수를 스타로 만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후자쪽에 가까웠는데, 앞으로는 유명 스타의 영입도 고려해볼 생각입니다. 한가지 덧붙인다면 홈에서 이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홈팬들이 신이 나야 선수들도 신이 나거든요. 불행하게도 우리는 지난해 홈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는데, 올해에는 홈과 원정에 따라 각종 수당의 현격한 차이를 두려고 합니다.” 어디에서건, 누구나 두려운 것은 ‘비교’를 당하는 것이다. 잣대를 두고 절대적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남을 비교해 상대적 평가를 하기에 세상사가 어렵다. 제주는 SK 야구단과 비교의 대상이다. 야구단은 한국시리즈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반면 제주는 지난해 정규리그 10위에 머물렀다. 부담이 안 된다면 이상할 터. “왜 부담이 안 되겠습니까. 야구단에는 감독이나 선수 등 스타들이 즐비합니다. 하지만 축구단과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축구단도 좋은 경기력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님이 자발적으로 경기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지를 옮긴지 3년.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만큼 어쨌든 제주로 옮긴 것에 대한 평가가 나올만하다. “제주도민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초석은 만들었다고 봐요. 제주도에서도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고요. 다만 안타까운 것은 제주시와 서귀포 사이의 심리적, 지리적 간극이 생각보다 크다는 점입니다. 우리 홈구장이 서귀포에 있는데, 시민이 고작 5만명입니다. 30만명이 넘는 제주시민이 찾기가 쉽지 않아 관중수가 적습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축구단 경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줏대와 철학은 필수요건. 변 대표이사는 대뜸 ‘행복 경영’을 언급한다. 이는 SK그룹 경영 이념이다. 축구단 운영도 이를 원용할 생각이라고. “축구단 운영의 큰 축은 선수와 관중 아니겠어요. 선수는 뛰는 기회를 많이 잡아야 하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연봉을 많이 받아 행복하죠. 관중들은 좋은 경기를 보면서 즐거움을 만끽할 권리가 있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간다면 사무국 직원들이 자기 성취감으로 신바람이 나야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기업도 행복해야겠죠.”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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