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수의 독한 사이다] ‘언프리티 랩스타2’ 문수아에겐 YG 꼬리표도 아깝다

입력 2015-10-12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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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채널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에 출연 중인 문수아의 끈질긴 생명력(?)이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기고 있다.

9일 밤 방송된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에서는 더 콰이엇, 도끼 등이 참석한 가운데 6번과 7번 트랙틀 놓고 펼치는 1:1 디스 배틀이 펼쳐졌다. 이날 YG 연습생 래퍼로 알려진 문수아는 피에스타의 예지와 붙어 누가 봐도 명백한 참패를 당했다. 굴욕적인 패배였다.

이날 예지는 초반부터 문수아의 인성과 실력을 동시에 건드리며 상대를 흔들었다. 특히 'YG 지하가 적격', '평생 연습할 팔자', '양싸 탓은 하지말라'는 공격으로 수아와의 싸움에서 완벽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같은 공격에 수아는 맥도 추지 못한채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그는 래핑 도중 가사를 잊어버리는 것은 물론 예지의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실망감을 안겼다.

그러나 이런 어설픈 공연에도 수아의 생존력(?)은 놀라웠다. 그는 "보여줄 것이 있는 것 같다"는 도끼의 선택으로 인해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결국 이날의 영구 탈락자는 길미가 되고 말았다.


물론 이같은 프로듀서의 선택을 반드시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전문가 입장에서 문수아가 지닌 어떤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에 그가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은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도끼 눈에 보인 문수아의 가능성이 아직까지 대중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언니들을 제치고 편견을 깨주겠다는 문수아의 패기는 높이 살 만하지만 그게 걸맞는 실력을 보여주질 않으니 그야말로 '공염불'이 따로 없다.

뿐만 아니라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에 나온 프로듀서들이 줄곧 다른 여성 래퍼들의 실력보다 문수아의 가능성을 더 우위에 두는 점도 석연치 않다. 문수아를 필두로 스타쉽, JYP, 큐브, 로엔 등 유수의 기획사 소속이 대거 생존한 지금의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에 대중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쇼미더머니'를 비롯해 '언프리티 랩스타'에 이르기까지 YG 출신 래퍼들은 하나같이 YG라는 타이틀 때문에 손해를 본 것처럼 말해왔다. 물론 바비와 송민호 등은 YG 출신 아이돌이기 때문에 래퍼로서 평가절하 되었던 것이 맞다.

그러나 문수아에게 이런 '피해자 코스프레'는 아직 이르다. 지코 앞에서 보여준 귀여운 무대는 여느 걸그룹 무대와 다르지 않았고 대중들은 지금까지 래퍼 문수아를 제대로 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억울하다면 한번쯤은 제대로 된 무대로 프로듀서와 대중들을 압도해야 한다. 다른 참가자들도 반박하지 못할 만큼의 무대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문수아는 자신이 내뱉은 말이 허황된 것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길만이 지금까지 그의 '가능성'을 믿고 다음 기회를 준 프로듀서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Mnet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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