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홈 충돌 방지법, 이대로면 다른 충돌만 낳는다

입력 2019-07-0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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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충돌을 막기 위한 규정이 또 다른 충돌을 낳고 있다. 홈 충돌 방지법의 적용이 일관되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현행 규정을 손질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사례에 대한 납득할 설명이 필요하다.


● 이강철 감독, 상벌위 회부…KBO, “판정 옳았다”

올 시즌 감독 퇴장은 총 네 차례 나왔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5월 2일 잠실 LG 트윈스전과 7월 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총 두 번 퇴장당했다.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4월 18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7월 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퇴장 지시를 받았다.

이 중 홈 충돌 방지법 상황 관련 비디오판독 어필로 인한 퇴장이 세 차례다. 가장 격했던 건 7일 이 감독 사례다. KT가 4-3으로 앞선 9회 2사 1·3루, 더블스틸 상황에서 3루주자 송민섭이 협살에 걸렸고 홈을 파고들던 중 1루수 이성열에게 태그아웃 처리됐다. 이 감독은 이 상황에서 “이성열이 주로를 막고 서있었다”고 어필했다. 실제로 이 감독의 말처럼 이성열은 런다운 과정에서 주로를 막았다. 하지만 번복은 없었고 이 감독은 이에 격분해 이영재 구심을 배로 밀쳤다.

KBO는 “퇴장 이후 격한 행동에 대해 상벌위원회 개최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례에 비춰본다면 엄중경고에서 벌금 사이의 처분이 예상된다. 하지만 해당 심판진이나 비디오판독관에 대한 징계 계획은 없다. 바꿔 말하면, 해당 상황을 규정에 맞게 판단한 것으로 결론지었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8일 “더 이상 논란을 키우고 싶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굳이 우리 팀이 아니더라도 홈 충돌 방지법 관련해 또 다른 논란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혼란스러운 현장, “설명과 다르다”

공식야구규칙 92페이지(6.01 방해, 업스트럭션 <7.13>) 2항의 [주]를 보면 ‘포수가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채로 홈을 막고, 그와 동시에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의 주루를 방해 또는 저지하지 않는다면 이를 위반했다고 간주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스포츠동아는 8일 복수 구단의 배터리코치에게 해당 상황에 대해 물었다. 응답한 이들은 익명을 전제로 “솔직히 홈 충돌 방지법의 기준을 정확히 모르겠다”고 밝혔다. A코치는 “스프링캠프 때 설명을 들은 대원칙은 하나다. ‘주자의 주로에 포수 혹은 야수가 발을 들이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캠프에서 심판진은 홈 플레이트를 열어두고 한두 발 앞에 서있으라고 강조했다. 초접전 상황에서는 포수로서 불리할 수 있지만 부상 방지 차원이 아닌가. 하지만 지금 방식이면 규정을 엄격히 지키는 팀이 불리해진다”고 항변했다.

규정은 ‘자신이 공을 갖고 있는 경우’와 ‘송구를 받으려는 정당한 시도 과정(송구 방향·궤도·바운드에 대한 반응)의 경우’에는 주로 막기를 허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정당한 시도’는 심판의 재량이 개입한다. 때문에 스프링캠프 때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심판진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예로 들며 자문을 구했다. 심판진은 “송구 궤도가 주로 방향이 아닌 경우에는 홈 플레이트를 비워둬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앞선 이성열의 사례는 협살 과정부터 홈을 막아섰다. B코치는 “이성열은 홈 충돌 방지법 제정 전에 포수 경력이 있다. 과거에는 그런 플레이가 제재 대상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예전 습관 때문에 그렇게 수비한 것 같다”고 점쳤다.

C코치는 “올해부터 엄격해진 3피트라인 수비방해의 경우 ‘의도성’과 상관없이 라인 안쪽으로 뛰면 아웃 아닌가. 이러면 차라리 명확하다. 지금 규정은 명확함이 떨어진다”고 항변했다.

앞선 양상문 감독 퇴장 때도 마찬가지다. 해당 상황에서 주자였던 손아섭은 “그렇게 홈을 막으면 주자와 포수 모두 다칠 가능성이 있다. 부상 방지가 규정 제정 목적이 아닌가”라고 답답해한 바 있다.


● KBO에는 충분한 설명의 의무가 있다

홈 충돌은 큰 부상을 수반한다. 포수로 여섯 차례 뇌진탕 이력이 있는 프란시스코 서벨리(피츠버그)는 8일(한국시간) 포수 포기를 선언했다. 같은 날 조나단 루크로이는 주자와 충돌해 코뼈 골절 및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현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KBO의 입장은 간단하다. 현행 홈 충돌 방지 규정은 손질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야구는 수백, 수천 가지 상황이 매일 새로 나온다. 홈 쇄도와 충돌에 대한 상황 역시 앞으로 어떤 상황이 나올지 모른다. 현장은 여전히 규정 적용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KBO가 충분한 소통과 설명으로 이를 납득시켜야 한다. 충분한 안내로 예측 가능한 상황에 대해 명시된 규정대로 설명한다면 현장에서 어필이 나올 이유도 없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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