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 바이 미] 이효리-길종화 대표, 핑클 시절 쌓은 정…끊지못할 동반관계로

입력 2014-04-2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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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효리. 동아닷컴DB

수없이 명멸하는 스타들. 그 곁에서 그림자처럼 묵묵히 발걸음을 함께하는 매니저. 부침 많은 연예계에서 스타와 매니저는 때로 관계의 어긋남으로 인해 상처를 주고 받는다. 하지만 여기, 오랜 세월 마치 친형제 혹은 세상 둘도 없는 친구처럼 서로를 보듬는 스타와 매니저들이 있다. 스포츠동아가 그들의 깊은 우정과 두터운 인연에 얽힌 뒷이야기, 그리고 그 사이 겪은 애환을 매주 수요일 담는다.


■ 가수 이효리와 길종화 비투엠엔터 대표

핑클 시절 레몬소주 나누며 쌓은 정
수십억 줘도 끊지못할 동반관계로


‘길거리 캐스팅’으로 아이돌 멤버들을 뽑던 시절, 이효리는 담당자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스타’였다. 그러나 당시 이효리는 이미 삼성영상사업단, IS201를 거쳐 월드뮤직에서 가수 데뷔를 준비하던 연습생이었다.

이효리의 현 소속사 비투엠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는 길종화 대표는 1997년 여름, 그를 처음 만났다. 당시 그룹 S.E.S 대항마로 핑클을 준비하던 대성기획(현 DSP미디어)은 월드뮤직에서 ‘업타운 걸’이란 힙합그룹으로 데뷔를 준비하던 이효리를 스카우트해왔다. 힙합 스타일의 옷차림,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외모. 길 대표의 눈에는 이효리가 ‘요정’ 콘셉트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그는 끼와 열정이 넘치는 보석이었다.

이효리와 길 대표의 우정은 핑클이 데뷔 직후 인기를 얻으면서부터 싹을 틔웠다. 자유분방한 스무 살 이효리는 살인적 스케줄이 힘들었다. 더욱이 이효리는 가장 늦게 팀에 합류했지만 맏언니이자 리더였다. 팀의 유일한 대학생(국민대 연극영화과)이기도 해서 멤버들과 다른 점이 많았다. 이효리가 힘들어 할 때면 길 대표는 ‘레몬소주’를 함께 마시며 그의 넋두리를 위로했다.

2003년 여름 ‘솔로가수 이효리’의 엄청난 성공을 함께 만든 길 대표는 이효리가 2006년 엠넷미디어(현 CJ E&M)와 전속계약을 맺은 후에도 그를 측면 지원했다. 4년간 ‘다른 곳’에 있으면서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된 이효리는 다시 길 대표를 찾았다. 수십억원의 거액을 마다한 이효리는 계약금 한 푼 받지 않고 길 대표가 2010년 설립한 비투엠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길 대표도 이효리에 집중하기 위해 당시 영입을 준비하던 빅 스타들과의 전속계약 논의를 ‘없었던 일’로 했다.

이효리는 이후 앨범을 내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5집 ‘모노크롬’이 그것으로,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으로 무려 9억원이 투입됐다. 길 대표는 ‘수지 안 맞는’ 투자였지만 아낌없이 지원했다.

2013년 9월1일. 이효리는 제주도 자택 마당에서 이상순과 결혼했다. 길 대표는 아내와 함께 결혼식을 지켜봤다. 눈물 흘리는 이효리를 보면서 길 대표도 콧날이 시큰해졌다. ‘동반자’임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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