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최강 ‘마린보이’ 박태환

입력 2014-09-1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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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스포츠동아DB

■ “제 기록 깨 보시죠” 쑨양 도발에 박태환 “거짓말은 아니잖아” 여유

쑨양 최근 중국 광고 통한 신경전에도
흔들림없이 제 페이스대로 훈련 매진
소속사 “성적으로 보여주고 싶어한다”
21일 자유형 200m서 쑨양과 첫 격돌

“쑨양(23·중국) 얘기가 거짓말은 아니잖아.”

라이벌의 도발에 대한 ‘마린보이’의 반응은 의연했다. 박태환(25·인천시청)은 17일 오전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담금질을 이어갔다. 이날 박태환수영장에는 16일 입국한 중국수영의 간판 쑨양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박태환이 훈련하던 시점에 수영장에 들어와 둘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다만 쑨양은 풀 밖에서 박태환의 역영을 지켜보던 박태환 전담팀 관계자들에게만 “Hello”라고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 쑨양의 도발? 박태환에게는 동기부여

쑨양은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박태환을 자극하는 내용의 자국 스포츠용품업체 CF를 찍어 화제를 모았다. “박 선수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기록을 깼죠.(중국어) 대단했다.(한국어) 그런데 어쩌죠? 그걸 제가 깼는데…. 올해 인천에서(중국어) 제 기록에 도전해보시죠.(한국어)” “이번 대회 수영장도 네 이름을 따서 지었다던데,(중국어) 그거 실력과 상관없죠?(한국어)” “내가 너무 쉽게 이기면 재미없어요.(한국어)” 중국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박태환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식이었다. 칭찬도 섞었지만, 도를 넘는 부분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쑨양은 16일 입국 직후 “광고는 나와 후원기업 사이의 일이며 그 내용은 콘셉트에 불과하다. 우리는 친한 사이다. 박태환을 만나면 악수하고 인사를 나눌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무리 광고의 콘셉트라지만, 박태환으로선 신경이 쓰일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박태환은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다. 박태환은 전담팀 관계자들에게 “자기 기록이 앞서니까 깨보라는 얘긴데…. 그게 거짓말은 아니잖아”라고 맞받아쳤다. 박태환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1초53의 한국기록으로 쑨양(은메달)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2012런던올림픽에선 쑨양이 3분40초14의 아시아기록으로 1위를 차지하며 박태환(은메달)을 꺾었다. 현재 자유형 400m 개인최고기록에서 쑨양이 박태환에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박태환의 매니지먼트사인 팀GMP 관계자는 “박태환이 그 광고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보다는 성적으로 보여주고 싶어 한다. 사실 박태환에게는 쑨양의 도발이 적당한 동기부여가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 달라진 마린보이, 큰 대회 앞두고도 여유만만

사실 박태환은 큰 대회를 앞두고 다소 예민했다. 전담팀 관계자들도 박태환의 일거수일투족에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한결 여유가 생겼다. 마이클 볼(52) 전담 코치, 파트너 선수로 한국을 찾은 미치 라킨(22·이상 호주), 전담팀 관계자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밝은 훈련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매형인 김대근 총괄실장이 팀GMP에 합류한 것도 박태환에게는 큰 힘이다. 박태환은 평소 자신이 강행군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가족에게서 나온다는 얘기를 종종 전하곤 했다. 김 실장은 “박태환이 정식적으로 많이 성숙해진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예전과 달리 큰 대회를 앞두고도 스트레스에서 많이 자유로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태환 측은 쑨양이 도발을 감행한 이유를 2가지로 보고 있다. “너무 자신감이 넘치거나 혹은 자신감이 없거나.” 어떤 맥락이든 마린보이는 심리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굳건히 역영을 계속하고 있다. 박태환의 아시안게임 첫 경기인 남자 자유형 200m는 21일 열린다. 쑨양과의 첫 맞대결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 최대의 흥행 카드로 꼽히는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은 23일 펼쳐진다.

인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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