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좋으니 네 스윙 해라’, 정의윤에 대한 SK의 기대감

입력 2015-08-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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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의윤. 스포츠동아DB

이적 후 야구인생 전환점…박병호와 닮은꼴

KBO리그를 대표하는 간판타자 넥센 박병호(30)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한 번 있었다. 만약 그 시기가 없었다면, 지금의 그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2011년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일에 박병호는 LG에서 넥센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박병호가 이적 후 넥센 코칭스태프에게 들었던 말은 “삼진을 먹어도 좋으니 네 스윙을 해라”였다. 기대치를 밑돌았던 거포 유망주에게 붙박이 4번타자 자리를 주고, 그것도 모자라 ‘마음대로 하라’는 자유까지 줬다. 그 결과는? 3년 연속 홈런·타점 1위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뒤에는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노린다. 매 경기 그를 보기 위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구장을 찾고 있다.

SK 정의윤(30·사진)은 박병호의 LG 입단 동기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자 박병호와 2차 1번 정의윤은 LG의 우타 거포 갈증을 풀어줄 ‘미래’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박병호가 LG를 떠난지 정확히 4년 뒤 정의윤도 팀을 옮겼다.

정의윤 역시 박병호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박병호처럼 붙박이 4번으로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식으로 성장하고 있다. SK 김용희 감독은 “죽어도 좋으니, 부담 없이 외야로 타구를 보내라. 네 스윙만 하면 된다”며 그의 부담감을 덜어주고 있다.

정의윤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정경배 타격코치와 함께 자신의 장점을 최고로 발휘하는 모습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무작정 뜯어 고치는 것도 아니고, 대화를 통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누구보다 선수 본인의 의욕이 넘친다. 정의윤은 “감독, 코치님의 말씀에 힘을 받는다. 항상 감사하다. 내가 잘해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팀 성적으로 꼭 돌려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원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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