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여행 ③]발레타·성 요한 대성당

입력 2016-01-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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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두투어 TRAVEL MAGAZINE GO ON

몰타 안에서 몰타 바라보기, 발레타(VALLETA)
발레타는 현재 몰타의 수도이자 7,000년의 역사를 가진 성곽도시로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역사 지구 중 하나이자 유럽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수도로 손꼽힌다. 르네상스 시기에 만들어진 구도심은 옛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역사 보존의 모범 도시라고도 불린다. 그간 몰타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 온 발레타는 도시 전체가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기에 성벽과 보루로 둘러싸여져 있으며 항상 많은 사람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그간 마사슬록과 엠디나에서 한적한 몰타를 느꼈다면 발레타에서는 조금 바빠진 몰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발레타를 구성하는 형식은 다른 곳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드러운 라임스톤의 벽은 그대로 따사로운 온기를 머금고 있고, 집 밖으로 나온 테라스의 모습에는 또한 여유가 묻어 있다. 골목의 폭은 넓으며 양쪽으로 차들이 다니고 오토바이 뒷바퀴의 회전 속도도 제법 난다. 많은 상점과 레스토랑 그리고 쇼핑을 위한 고급 상점들과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 이것은 발레타가 가지고 있는 유쾌한 북적임이고 그 북적임은 중앙광장 앞에 있는 커다란 야외 레스토랑들로 이어진다.

유쾌함이란, 이 야외 레스토랑들이 펼쳐진 장소가 바로 몰타 도서관 바로 앞이라는 데에 있는데 모든 사람들이 특별한 치장이나 화려한 차림 없이 그저 평범하게 시간을 보낼 뿐이다. 도서관마저 그들 삶 속으로 끌어들인 이 몰타인들만의 여유. 이런 것이 진짜 몰타 사람들의 모습이다.

사진=모두투어 TRAVEL MAGAZINE GO ON



St. John’s co-Cathedral
만일 당신에게 몰타에서의 단 하루가 주어진다면, 성 요한 대성당 고백하자면, 몰타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지중해가 아니었다. 마사슬록의 한적한 바닷가 풍경도 아니었으며 엠디나 골목에서의 느린 산책도 조금 뒷전이었다. 몰타에서 당신에게 단 하루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이곳으로 와야 한다. 이곳의 이름은 성 요한 대성당.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며 최근 한 해외 매체가 발표한 ‘넋이 나갈 정도로 아름다운 세계의 성당 21’에도 선정된 바 있는 성 요한 대성당은 리처드 카벤디쉬 등이 지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 1001’에서도 적극 추천되고 있는 몰타 최고의 성당이다.

너무나 아름답고 화려하며 장엄한 성 요한 대성당은 세상의 모든 긍정적인 수식어를 부여해도 전혀 모자람 없이 이곳 발레타에서 몰타를 성스럽게 지키고 있다. 성당은 1573년에 몰타 기사단의 수장이었던 장 드 라 카시에르에 의해 지어졌다. 이 엄청난 구조물을 단 5년 만에 지었다는 것 자체가 성스러운 결과였다. 외부의 수수한 모습에 비해 내부는 당시엔 이토록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하지는 않았다고 하며 바로크 시대에 돌입한 이후 17세기 이탈리아 예술가 마티아 프레티가 5년여에 걸쳐 세례요한의 일생을 그린 성화를 완성해 지금까지 이 작은 천국의 세계를 이어져 오게 하고 있다고 한다. 입장한 사람들은 모두 메고 있던 가방을 앞으로 고쳐 메야한다. 상대방에 대한 세심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는 혹시 모를 부딪힘으로 인해 내부 장식으로 조각된 금도금에 대한 손상과 피해를 줄이기 위함이라고 한다. 바닥은 온통 대리석으로 마감되어 있다. 여러 가지 색들로 표현된, 하나의 그림처럼 느껴지는 대리석은 그러나 하나하나 채색을 한 것이 아닌 각기 다른 색의 천연 대리석을 일일이 조합해서 맞춘 것이라고 한다. 성 요한 대성당의 바닥은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바닥 장식으로도 평가받는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가이드의 안내는 뒤로한 채, 고개를 들어 천장의 성화와 사실적으로 새겨진 내부의 조각들을 바라보기에 여념이 없다. 이곳에 들어설 때부터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왔던 탄성은 엄숙한 경의로 바뀌어 있다. 여덟 개의 예배당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카라바조Caravaggio가 남긴 그림이 있는 방이다. 1608년 당시 제작되었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세례 요한의 참수>는 이 성 요한 대성당의 명성에 정점을 찍는 부분일 것이다. 그가 남긴 그림 중 크기가 가장 큰 작품이며, 전 생애를 통틀어 유일하게 카라바조가 직접 서명을 남긴 그림이기도 해 이 그림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미술 역사상 명암의 대비를 화폭의 프레임으로 최초로 들여온 그의 그림 세계에서도 가장 완벽하다고 평가 받는 <세례 요한의 참수>. 이토록 귀중한 문화유산이기에 이 방은 사진 촬영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성 제롬 2> 역시 같은 공간에 전시되어 있다.

성 요한 대성당과 카라바조라는 두 거장의 만남. 어째서 나는 몰타를 아직 이렇게도 몰랐던 것일까. 몰타를 떠날 때까지 잔상에 남았던 것은, 성 요한 대성당임을 다시 한 번 고백할뿐이다.

개방시간 월~금요일 09:30~16:30 4시 이후 입장 불가 / 토요일 09:30~12:30 12시 이후
입장불가 / 일요일과 휴일에는 전 공간에서 입장과 사진 촬영을 금함.
입장료 성인 6유로, 어린이 3.5유로

정리=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취재협조·사진=모두투어 TRAVEL MAGAZINE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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