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天下·한화약진·NC몰락

입력 2018-10-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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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곰!’ 2018 KBO리그는 ‘1강’ 두산 베어스의 독주였다. 10승부터 90승까지 매 고지를 가장 먼저 점령하며 압도적인 전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새로운 왕조의 창립을 완성시킬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영원한 강팀도 영원한 약팀도 없었다. 2018시즌 KBO리그 페넌트레이스가 14일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의 사직경기를 끝으로 총 720경기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2년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더스틴 니퍼트(KT 위즈)와 결별이라는 결단 속 외국인 선수 전원을 교체하고 젊은 투수들을 대거 중용하며 이뤄낸 성과다. 10승부터 90승까지를 모두 10개 팀 중 가장 먼저 돌파하며 완벽하게 2018시즌을 지배했다. 꾸준함의 대명사였던 장원준이 부진했지만 조쉬 린드블럼을 주축으로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구축했고 더 강해진 수비력과 타력을 바탕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두산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며 프로야구의 새로운 ‘왕조’에도 도전한다.


● 왕조에 도전하는 두산, 홈런왕 다승왕도 싹쓸이

두산 타선의 핵 김재환은 44개의 홈런을 날리며 역대 세 번째 잠실을 홈으로 쓰는 타자 로서 홈런왕에 올랐다. 타점 1위도 김재환의 몫이다.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는 18승(3패)을 올리며 다승 1위에 올랐다. 린드블럼은 리그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2.88)으로 타이틀을 획득했다. 린드블럼과 이용찬은 나란히 15승을 올리며 다승 공동 2위에도 올랐다.

한화 한용덕 감독(왼쪽)-NC 유영준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 한화의 비상·신흥강호 NC의 몰락

지난해 김성근 전 감독과 결별한 한화 이글스는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한용덕 감독의 지휘 아래 3위를 기록하며 무려 11년만에 가을야구 티켓을 품었다.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했던 지난해까지 전략을 완전히 뒤바꿔 리빌딩 속에서 값진 성과를 얻었다. 더 의미가 높다.

반대로 신흥강호로 떠올랐던 NC 다이노스는 악몽 같은 시즌을 보내며 몰락했다. NC는 1군 데뷔시즌이었던 2013년에도 9개 팀 중 7위에 올랐지만 올해 창단이후 처음으로 최하위로 떨어졌다. 시즌 중 김경문 전 감독을 해임하는 초강수까지 나왔지만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실패와 베테랑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며 10위로 시즌을 마쳤다.

LG 류중일 감독(왼쪽)-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 LG의 용두사미·롯데의 롤러코스터

리그 최고 인기 구단 중 한 팀인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3위로 시즌을 끝냈고 스토브리그에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개막과 함께 1승10패,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1승10패 등 유독 연패가 길었다. 시즌 막판 뜨거운 추격전을 펼쳤지만 선발진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LG 트윈스는 류중일 감독의 부임, 김현수의 영입 등 호재 속 전반기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며 큰 기대를 모았다. 헨리 소사, 타일러 윌슨 두 외국인 투수가 팀을 이끌었지만 불펜을 재건하지 못하면서 가을 무대에서 또 방관자가 됐다.

SK 와이번스는 팔꿈치 수술로 2017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김광현이 성공적으로 복귀했고 한동민, 제이미 로맥, 최정이 119개의 홈런을 합작하며 2위에 올랐다.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넥센 히어로즈는 주전 포수와 마무리 투수의 이탈, 구단 전 대표이사 구속, 이면 현금 트레이드 등 안팎의 구설 속에서도 4위에 오르며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다시 밟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팀 KIA 타이거즈는 투·타 모두 지난해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시즌 내내 치열한 중위권 순위 다툼을 벌이다 가까스로 5위에 오르며 가을야구행 막차 티켓을 잡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리빌딩 2년차에 최충연, 양창섭 등 새로운 투수를 발굴하며 희망을 찾았다. KT는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에서 벗어났고 강백호라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 했지만 여전히 많은 숙제를 남기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넥센 박병호(왼쪽)-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 연이은 악재 속 800만 관중 턱걸이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넥센 박병호는 허벅지 부상으로 113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43개의 홈런을 치면서 김재환과 마지막까지 홈런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했다. 이승엽(KBO홍보대사) 은퇴 이후 리그를 이끌어갈 대형 스타로 실력과 인성을 다시 확인한 시즌이었다.

올해 KBO리그는 3년 연속 800만 관중을 달성했다. 그러나 총 관중수는 5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KBO리그는 2016년 833만9577명의 관중을 기록했고 지난해 840만 688명으로 또 한번 역대 최다관중 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최종 관중수는 807만3742명이다. 시즌 초 미세먼지, 중반 기록적인 폭염, 그리고 후반기 아시안게임 대표선수 선발 논란 등 악재를 극복하지 못했고, 상위권에서 멀어진 KIA, 롯데, LG 등 인기팀의 부진이 흥행에 발목을 잡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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