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억원 보너스 예약한 ‘필드 위의 과학자’ 디샘보

입력 2018-09-04 1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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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샘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필드 위의 과학자’가 다시 한 번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10년 만의 PO 1~2차전 연속 제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주인공은 미국 출신의 프로골퍼 브라이슨 디샘보(25)다. 디샘보는 4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TPC 보스턴(파71·7342야드)에서 막을 내린 델 테크놀로지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하고 경쟁자들을 모두 제쳤다. 직전 열렸던 PO 1차전 노던 트러스트 우승 이후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면서 PO 최종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1000만달러(약 111억원) 상당의 보너스에 가장 가깝게 다가섰다.


● 과학자와 괴짜 사이

다부진 체격과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디샘보의 별명은 ‘필드 위의 과학자’ 혹은 ‘필드 위의 물리학자’다. 여느 골퍼답지 않은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서던메소디스트대 출신의 디샘보는 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청소년 시절부터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던 탓에 학과 선택에 걸림돌은 없었다. 평소 취미에 이론적 전문성을 더한 대학생 골퍼 디샘보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3학년이던 2015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챔피언십과 US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차례로 제패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렸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한 디샘보는 과감히 대학 졸업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2016년 프로로 전향해 이듬해 7월 PGA 투어 존 디어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다. 올해 6월에는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생애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이와 같은 성장세 못지않게 주목을 끄는 점은 바로 디샘보의 과학이론 접목이다. 디샘보는 자신의 전공을 클럽 제작에 활용했다. 각 아이언의 샤프트를 잘라 모두 같은 크기로 만드는 등 남들은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마음껏 구현했다. 이러한 이유로 ‘필드 위의 괴짜’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기도 하지만, 디샘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디샘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명예와 돈방석 사실상 예약

과학자와 괴짜 사이에 놓인 디샘보의 진가는 이번 PO 무대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디샘보는 PO 1차전과 2차전을 모조리 휩쓸며 2008년 비제이 싱(55·피지) 이후 역대 두 번째 PO 1~2차전 챔피언이 됐다.

PO 2연승이 의미하는 바는 상당하다. 우선 디샘보는 PO 3차전(BMW 챔피언십)은 물론 최종전(투어 챔피언십)까지 출전을 확정지었다. 특히 최종 우승이 걸린 4차전에 페덱스컵 포인트 1위 자격으로 출전하게 되면서 고지 점령에 가장 가까워졌다. 남은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총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확률이 높다.

돈방석 앉기도 시간문제다. 디샘보는 PO 1~2차전 우승으로 이미 324만달러(약 36억원)를 벌었다. 여기에 PO 최종 우승에도 가장 유리한 상태라 1000만달러에 이르는 보너스 획득도 가능성이 가장 높다. 10년 전 비제이 싱 역시 1000만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디샘보는 같은 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도 5계단 오른 7위를 차지하면서 생애 첫 톱10 진입이라는 영광도 안았다.

디샘보의 돌풍이 당분간 계속될 조짐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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