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LPGA 투어 신인왕 사실상 확정

입력 2018-10-23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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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루키 고진영(23·하이트진로)이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 등극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신인왕 포인트 2위에 올라있는 조지아 홀(22·잉글랜드)이 올 시즌 남은 4개 대회 가운데 3개 대회를 건너뛰기로 함에 따라 큰 이변이 없는 한 선두 수성이 확실시 된다.

● 데뷔전 우승으로 점찍은 신인왕 등극

2014년 프로로 데뷔한 고진영은 그해 8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이어 2015년과 2016년 각각 3승씩을 올리며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프로 데뷔 4년차이던 2017년은 고진영에게 기회의 해였다. KLPGA 투어에서 미리 2승을 거두고 나선 10월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밟고 우승 선물인 미국 직행 티켓을 품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해외 진출 기회는 고진영을 생각에 잠기게 했다. 낯선 해외 생활부터 가족과 소속사, 스폰서까지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운 좋게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던 고진영은 오랜 고민 끝에 LPGA 투어 데뷔를 전격 선언했다.

새로운 무대에 오른 고진영은 데뷔와 함께 극적인 우승을 이뤄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올해 2월 ISPS 한다 호주 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고 LPGA 투어 역사상 67년만의 신인 데뷔전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이후 4월 LA 오픈 준우승 등 대다수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고 줄곧 신인왕 레이스 선두를 달렸다.

● 4년 전 한(恨) 푼 고진영

이처럼 고진영의 신인왕 등극은 올 시즌 내내 예견된 일이었다.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의 뒤를 이어 4년 연속 한국인 신인왕 배출이 눈앞이었다. 그러나 고진영은 쉽게 안심할 수가 없었다. 4년 전 기억이 뇌리를 계속해 스쳤기 때문이다.

고진영은 2014년 동갑내기 백규정, 김민선과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쳤다. 국가대표 출신인 이들은 10월 최종전이었던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까지 엎치락뒤치락 싸움을 벌였는데, 결국 2244점을 얻은 백규정이 2170점과 2167점에 그친 고진영과 김민선을 제치고 신인왕 영예를 안았다.

이러한 기억 때문이었을까. 이달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잠시 국내를 찾았던 고진영 역시 신인왕 등극을 자신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특히 8월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오픈에서 조지아 홀이 정상에 오르면서 더욱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올 시즌 남은 4개 대회 가운데 홀이 최종전(투어 챔피언십)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대회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신인왕 포인트 754점의 홀이 1137점의 고진영을 역전할 수 없게 됐다(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신인왕 포인트는 150점). 고진영은 이렇게 4년 전 못다 이룬 꿈까지 활짝 펼칠 수 있게 됐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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