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그저 완벽할 뿐, 뮤지컬 ‘라이온킹’

입력 2019-01-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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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간 150분을 부여잡고 싶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 제목 그대로 ‘제왕’다운 포효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 탄생 20주년을 맞이해 인터내셔널 투어를 시작한 ‘라이온킹’은 동명의 애니메이션(1994)를 바탕으로 태어난 뮤지컬이다. 1997년 11월 13일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래 세계 25개 프로덕션에서 95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한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에서는 한국인들의 관람 1위 뮤지컬이기도 하다. 뮤지컬 역사상 전 세계 6개 프로덕션에서 15년 이상 공연된 유일한 작품으로 8개 언어로 번역돼 공연됐다.

블록버스터급 비주얼, 귀가 즐거운 넘버, 그리고 철학적 메시지까지 담긴 이 공연의 완성도는 완벽하다.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보는 재미, 듣는 재미, 느끼는 메시지까지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한국 공연에만 쏟은 제작비는 200억이 넘는다. R석이 17만원이라 다른 작품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지만 보고 난 후에는 그 비용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

Circle of Life - THE LION KING - Photo by Joan Marcus ⓒDisney


▲ ‘생명의 섭리’라는 철학적 메시지와 ‘심바’와 ‘날라’의 성장 강조

삼촌 ‘스카’의 음모로 자신 때문에 아빠 ‘무파사’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고향인 ‘프라이드 록’을 떠난 어린 ‘심바’가 성장하며 자신이 왕의 숙명을 지니고 태어났다는 사실을 각성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라이온 킹’은 애니메이션과 같이 심바의 어린 시절, 성장기, 그리고 왕이 돼가는 과정으로 구성됐다. 다른 부분이 있다면 심바와 날라의 성장 과정을 애니메이션보다 조금 확장시켰다. 어린 ‘심바’가 혈기왕성한 청년 ‘심바’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날라’는 불의에 반항하는 등 전사의 면모를 강조했다. 또 극중에서 등장하는 ‘씬스틸러’인 개코원숭이 주술사 ‘라피키’는 여성으로 설정됐다.

또 이 작품에서는 오프닝 곡인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의 뜻처럼 생명은 순환된다는 자연의 섭리를 메시지로 담고 있다. “우리는 죽어서 풀이 되고 들소는 그 풀을 먹지. 우리 모두가 자연의 섭리 속에 사는 거다”라는 무파사의 대사를 비롯해 공존과 균형을 깨트린 스카와 하이에나 떼의 이야기 속에서 인간 역시 자연의 한 부분임을 깨닫게 한다.

Mufasa - THE LION KING - Photo by Deen van Meer ⓒDisney


▲ 17000시간의 수작업으로 탄생한 200여개의 마스크와 퍼펫…생동감 극대화

한 마디로 ‘눈 호강’이다. 여기를 둘러봐도 저기를 둘러봐도 재미가 넘친다. ‘라피키’가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를 부르며 등장하는 오프닝 장면부터 끝이 날 때까지 생동감이 넘치는 동물들의 모습과 형형색색의 조명과 의상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단숨에 홀린다.

특히 새로운 후계자 심바의 탄생을 축하하는 오프닝 장면은 ‘라이온 킹’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대 뒤에서는 기린이 등장하고 복도를 따라 실제 사이즈와 흡사한 거대한 코끼리, 코뿔소 등이 행렬한다. 또 ‘프라이드 록’인 나선형 계단 세트가 무대 위로 올라가면 무파사와 사라비가 함께 등장하고 무대 위에서는 가젤이 뛰어다니고 얼룩말, 사슴, 코뿔소가 절하며 온갖 종류의 새들이 날아다닌다. 이 감동적인 장면은 ‘관람’이 아닌 ‘체험’에 가까운 기분이 들기도 한다.

또 사자들의 마스크와 더불어 배우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재미다. 17000시간의 시작으로 탄생한 200여 개의 퍼펫과 마스크는 배우들의 얼굴을 가리지 않고 오히려 배우와 동물 캐릭터를 혼연일체 시키며 예술적으로 소화시켰다. 이에 심바를 비롯해 스카, 무파사 등 마스크를 슨 배우들의 얼굴에서도 캐릭터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된다. 또 배우의 팔과 다리에 각각 연결시킨 치타 퍼펫과 배우들의 팔에 끼워져 있는 영양 퍼펫은 더욱 생생한 동물들의 움직임을 표현해낸다.

700여 개의 조명장치를 통해 선홍빛의 태양과 빛러럼 밝은 대륙, 또 빨강, 주황, 초록 등 다양한 색으로 장면을 꾸며 눈길을 끈다. 또 무파사의 죽음을 몰고 오는 수천 마리의 야생 누 떼들의 협곡 장면은 관객석으로 돌진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Mukelisiwe Goba as Rafiki and the North American Tour Company - THE LION KING - Photo by Joan Marcus ⓒDisney


▲ 독특한 아프리카 언어와 애니메이션 추억 상기시키는 넘버

몬드그른 현상(외국어의 전부 또는 일부가 듣는 이의 모어처럼 들리는 착각되는 현상)으로도 유명해진 ‘서클 오브 라이프’와 더불어 ‘하쿠나마타타’(Hakuna Matata),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등 애니메이션 세대들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넘버들이 가득한 ‘라이온 킹’은 듣는 재미도 있다.

익숙한 넘버로 귀가 즐겁기도 하지만 아프리카 언어로 구성된 넘버들도 삽입돼 신기함을 더한다. 특히 라피키와 날라가 함께하는 넘버 ‘쉐도우 랜드’(Shadowland)는 아프리카어로 구성된 넘버로 한국어 자막이 없지만 이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돼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한다.

하나만 덧붙이자면, 왕의 집사이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인 코뿔새 ‘자주’가 악한 왕이 된 ‘스카’에게 불러주는 노래는 관객들을 웃게 한다.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서울 공연은 3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마지막 도시 부산에서는 4월 뮤지컬 전용극장 ‘드림씨어터’의 개관작으로 막을 올리며, 1월 말 티켓 오픈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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