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박희순→추자현 ‘아름다운 세상’ 연기구멍 無…‘스캐’ 영광 재현할까 (종합)

입력 2019-04-04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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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박희순→추자현 ‘아름다운 세상’ 연기구멍 無…‘스캐’ 영광 재현할까 (종합)

박희순부터 추자현 오만석 조여정 여기에 아역 배우 남다름 김환희 이재인까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연기 구멍’ 하나 없이 탄탄한 배우 구성을 자랑하는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이 첫 방송을 하루 앞두고 있다. 전작 ‘리갈하이’의 다소 처참한 시청률을 넘겨받게 된 ‘아름다운 세상’은 그보다 더 앞서 방송된 ‘SKY캐슬’의 화려한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에서는 JTBC 새 금토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추자현을 비롯해 박희순, 오만석, 조여정과 박찬홍 감독이 참석해 취재진을 만났다.


‘아름다운 세상’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생사의 벼랑 끝에 선 아들과 그 가족들이 아들의 이름으로 진실을 찾아가는 드라마. ‘부활’ ‘마왕’ ‘상어’ ‘기억’ 등을 함께한 김지우 작가와 박찬홍 PD가 3년 만에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박 PD는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건 아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기획한 지는 5년 정도 된다. 훨씬 그 전부터 고교폭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학교 폭력이 기사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다뤄야 하는데 어떻게 다룰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다른 팀에서 다뤄줬으면 하는 희망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작가님이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하겠다’고 할 때 나는 반대했다. 사회적 문제를 건드리는 건 연출자로서 자신감이 부족했다. 선생님을 말렸고 함께 가벼운 소재의 드라마를 기획하기도 했다”면서 “그럼에도 작가님이 ‘아무래도 이거 해야겠다. 우리가 안 하면 누가 하겠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먼저 박희순이 아들의 사고 이후 불의와 부딪치며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는 아빠이자 고등학교 물리교사 박무진을 연기한다. 감정을 삼키고, 감내하다 가족들을 보며 변화하는 인물.

박희순은 “박무진을 통해 나도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다. 힘들고, 실수도 많고,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조금도 후회가 없다. 역할을 정말 사랑하게 됐다”며 “역할뿐 아니라 크게 볼 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에 배우로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사회적 문제를 하나씩 고쳐나가는 과정에서 배우로서 작품을 통해 힘을 보태고 싶어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이후 9년 만에 배우로서 한국 안방극장에 돌아온 추자현은 아들의 사건 뒤에 감춰진 진실을 찾기 위해 온몸으로 투쟁하는 엄마 강인하를 맡았다. “거의 10년 만에 한국에서 작품을 하게 됐는데 그 자체에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정말 의미 있는 날”이라고 고백한 추자현. 그는 “김지우 작가님과 박찬홍 PD님의 작품이라 감사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봤다지만 사회 문제를 다룬 무거운 소재였기 때문에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부담감 때문에 많이 고백했다”며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캐릭터적인 작품도 아니고 조심스러운 소재기 때문에 내가 잘 소화해낼 수 있을지 걱정되더라.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감독-작가와의 미팅에서 힘을 얻었다고. 추자현은 겸손하고 따뜻한 김 작가와 박 PD를 보면서 “믿음으로 따라갔다”고 밝혔다. 그는 “첫 촬영 때 정말 많이 떨었다. 데뷔 때도, 생방송 진행 때도 그렇게 떨지 않았는데 이번에 NG를 많이 냈다. ‘감독님이 걱정하시면 어떡하지’ 했는데 ‘너무 잘하고 있다’ ‘우리가 뒤에 있으니까 우리 믿고 부담 가지지 말고 같이 가자’고 해주셨다. 덕분에 지금까지 잘 해내오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6월 실제 엄마가 된 추자현은 출산이 모성애 캐릭터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끼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엄마 연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출산한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아이를 낳는다고 엄마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하면서 나도 인생을 배워가고 있다”면서 “엄마 역할을 충실히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작품에 민폐가 안 되고 싶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박희순과 추자현의 부부 호흡은 어떨까. 박희순은 “참아내고 버텨내는 내 역할과 달리 추자현은 다 발산하고 표출하고 투쟁하는 역할이라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텐데도 ‘인생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그저 바라보고 리액션만 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추자현 또한 칭찬으로 화답하면서 “작품 안에서나 밖에서나 내가 정말 남편 복이 많은 것 같다”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희순 추자현과 더불어 오만석이 소시오패스 기질을 가진 계급주의자 오진표에 낙점됐다. 이번 작품에서는 코미디를 싹 지운 오만석은 “무게감 있는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삼지는 않았다. 워낙 많은 사건과 뉴스를 통해서 갑질 폭력이 전해지고 있지 않나. 누군가를 모델을 삼으려고 하면 또 다른 모델이 나오더라”고 농담하며 “스스로를 믿고 내 안의 또 다른 악의 본능에 따라 연기했다. 대본 안에 모델이 있더라”고도 말했다.

조여정은 극 중 오만석과 부부 관계로 아들의 죄를 덮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했다가 벼랑 끝에 서는 엄마 서은주를 열연한다. 그는 “선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살면서 누구나 의도하지 않는 악의 축에 속하는 감정을 저지를 때가 있는데 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조여정은 “좋은 어른으로 나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아름다운 세상’을 만났다. 서은주를 연기하면서 나도 같이 성장해 내가는 것 같다. 완전하지 못한 모성애, 어른들의 사랑을 연기로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세상’은 ‘아이들’의 캐스팅도 심상치 않다. ‘이리와 안아줘’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에 출연한 남다름과 영화 ‘곡성’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등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박환희가 각각 박선호와 박수호를 맡아 남매로 호흡을 맞춘다. 영화 ‘사바하’에서 신들린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은 이재인도 ‘아름다운 세상’에 함께한다.

박 PD는 “나는 기본적으로 인품이 좋은 배우들을 캐스팅한다. 성인 배우나 아역 배우나 다 마찬가지”라며 “극 중 맞는 연기를 가진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아역 배우들은 성인 배우들이 긴장할 정도로 정말 연기를 잘한다. 자랑스럽다”고 자신했다.

‘아름다운 세상’은 ‘리갈하이’ 후속으로 5일 금요일 밤 11시 JTBC에서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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