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달군 코리안 콤비…황희찬의 성난 질주 그리고 이강인의 데뷔

입력 2019-09-18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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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태극전사들이 ‘꿈의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한국축구의 내일을 짊어진 ‘황소’ 황희찬(23·잘츠부르크)은 18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헹크(벨기에)와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E조 홈 1차전에서 1골·2도움을 기록, 소속 팀의 6-2 쾌승을 진두지휘했다.

이날 경기는 황희찬의 첫 번째 UCL 본선 무대였다. 앞서 UCL 예선과 유로파리그 본선을 뛰었으나 ‘꿈의 무대’에 발을 디딘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긴장한 기색은 없었다. 노르웨이 출신의 장신 골게터 얼링 홀란드와 투 톱을 이룬 그는 팀이 1-0으로 리드하던 전반 34분 홀란드의 골을 어시스트했고, 12분 뒤 상대 골키퍼와 단독찬스에서 침착하게 골 망을 갈라 UCL 데뷔 골을 뽑았다. 전반 종료직전에도 다시 한번 홀란드의 골을 도왔다.

득점의 의미는 컸다. 황희찬은 역대 유럽에 진출한 한국선수 중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UCL 본선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22세였던 2014년 바이엘 레버쿠젠(독일) 유니폼을 입고 첫 골을 터트렸다. 동시에 황희찬은 박지성(38·은퇴·4골)과 손흥민(12골)에 이어 세 번째로 UCL 본선에서 골 맛을 본 선수가 됐다.

올 시즌 황희찬의 페이스는 대단하다. 개막한 지 2개월여 만에 벌써 14개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정규리그에서는 4골·6도움, 컵 대회에서 1도움을 했고, UCL에서 딱 한 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 3개를 추가했다.

찬사가 쏟아졌다. 스포츠 통계전문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10을 매겼다. 해트트릭에 성공한 홀란드(9.5점)보다 높았던 만점이었다. 탁월한 킥 감각으로 해결사 임무에 ‘특급 도우미’로서의 역할도 100% 수행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때마침 이날 현장에는 수많은 유럽 빅 리그, 빅 클럽 스카우트가 대거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바이에른 뮌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샬케04(이상 독일), 유벤투스, AC밀란(이상 이탈리아),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이상 잉글랜드) 등에서 파견된 50여명의 스카우트 담당자들이 경기를 지켜보며 싱싱한 새 얼굴들을 점검했다.

황희찬의 9월이 마냥 행복했던 건 아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 합류, 터키 이스탄불에서 끝난 조지아 평가전에 나섰으나 부진한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갑자기 주어진 오른쪽 윙백으로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결국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원정 1차전에 결장했다. ‘맞지 않는 옷’을 벤투 감독이 입혔지만, 잘츠부르크는 황희찬의 공격력을 살뜰히 활용한 셈이다. 황희찬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놀라운 결과다. 계속 전진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표팀 막내 이강인(18·발렌시아CF)도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역대 한국인 최연소 UCL 출격이다. 그는 런던에서 끝난 첼시(잉글랜드)와의 대회 조별리그 H조 원정 1차전에서 후반 45분 교체투입, 약 5분여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의 1-0 승리를 지켰다. 뭔가 임팩트를 남길 시간이 부족했으나 출전 자체가 새 역사가 됐다. 이전 기록은 정우영(20·프라이부르크)이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나선 지난해 11월 경기로, 당시 그의 나이는 19세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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